[투자전략]엇갈리는 증시전망,정상회담 끝나봐야

  • 입력 2000년 6월 12일 1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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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단기적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음에도 조정없이 계속 강세를 보이자 장세를 보는 관점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조정 시점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장중 조정에 그쳤으므로 당분간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않다.

증시가 어느쪽으로 방향을 틀지는 하루 연기된 남북 정상회담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지에 달려있다는게 증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 엇갈리는 단기 전망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13일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이 증시 전문가마다 엇갈린다.

12일 주식시장이 장중 심한 출렁거림 끝에 상승세로 마감되면서 남북 정상회담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당장 조정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장세 흐름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는 반증이다.

대신경제연구소 신용규 수석연구원은 남북 회담이후에도 상승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신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순매수 지속은 정상회담 이후 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해외에 더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가 갑자기 반전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고객 예탁금이 10조원을 넘어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 신 연구원은 은행주의 강세가 사그라들지않고 있어 외국인이 선호하는 대형 블루칩주와 함께 장세를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K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정상회담이 끝나는 14일까지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때까지는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계속 유입되면서 수급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 다만 정상회담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외국인들의 자금 유입이 주춤해져 투신권의 투자 여력이 다시 증시의 수급을 좌우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동양증권 김주형 연구원은 "고점 부근에서의 장중 급등락은 하락 반전의 신호"라며 12일부터 조정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거래대금 회전율이 100%안팎으로 큰 것도 기술적으로는 부담이 되고 있다. 김연구원은 정상회담에서 획기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지만 관측 수준의 결과물은 그동안 대부분 시장에 반영되었기 때문에 가격 조정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 외국인과 투신권

12일 거래소에서 외국인들은 1,600억원정도를 순매수했고 투신권은 2,400억원수준을 순매도했다. 이날 개인들은 2,000억원이상을 순매수했다.

한국·대한투신에 지난10일 4조9,000억원규모의 공적자금 투입이 완료돼 투신권의 매도 규모가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으나 투신권은 여전히 주식을 내다 팔며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대해 대한투신 관계자는 증시에 대한 시각은 긍정적인데 지수가 높아지자 환매 요구가 다시 늘어 환매 대금을 마련하기위해 불가피하게 주식을 팔고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이맘때 주가지수는 대략 800선으로 이때 설정된 펀드들의 경우 원금을 보전할 수 있게 되자 환매 요구가 들어온다는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투신권이 공적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투자여력을 찾지 못하면 남북 정상회담이후 증시의 수급상황은 다시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은 여전히 순매수를 보이고 있지만 매수규모가 2,000억원대에서 1,000억원대로 줄어들었고 앞으로도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외국인을 대체할 수 있는 세력인 투신권이 주춤할 경우 이달말 투신권의 부실 규모 공개와 합병 작용을 일으켜 다시 조정장세를 연출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 대형주 중심의 투자전략 유효

장세가 불투명하다보니 투자 전략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가장 공통되는 조언은 외국인 선호 종목을 매입하라는 것이다. 외국인 선호종목은 반도체주와 블루칩종목에서 최근에는 중가 우량주인 옐로칩으로까지 확산된 상태.

약세장때는 은행주, M&A관련주등이 테마주를 형성하며 순환매 양상을 벌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동양증권 김연구원은 조정이 올 경우 M&A나 바이오관련주등이 개별종목 장세를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증권 리서치센터 윤형호팀장은 무엇보다 외국인 동향을 주시하며 매매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박승윤 <동아닷컴 기자> 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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