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4개 외국어 "술술" LG정보통신 강수형과장

  • 입력 2000년 6월 8일 19시 43분


외국어 한두개를 익히기도 쉽지 않는데 무려 14개 언어를 주무르는 회사원이 있다. 주인공은 LG 정보통신 독립국가연합(CIS) 담당 강수형(姜修亨·33) 과장.

비즈니스 상담 등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언어가 영어 러시아어 독일어 불가리아어 등 4가지, 대화에 큰 어려움이 없는 언어가 폴란드어 유고어 등 2가지, 간단한 회화와 원문으로 된 자료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언어가 고대 그리스어 라틴어 이디시어(미국의 유대인이 사용하는 소수언어) 등 3가지다.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그리스어 등 5가지 언어도 상당한 수준.

강과장의 주요 업무는 러시아와 동유럽으로의 유무선 통신 단말기 수출. “공식적인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술자리 등에서 그들의 언어로 어울리기 때문에 보다 빨리 친숙해지고 마케팅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귀띔한다.

강과장의 외국어 편력은 외국어대 러시아과 졸업후 90년 독일 트리에대로 유학을 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트리에대 슬라브어문학부에서 6년간 유학할 때 독일어 폴란드어 그리스어 스페인어 등을 배우고 참고자료를 읽기 위해 고대 그리스어 라틴어 등을 익혔다. 96년 LG전자에 입사한후 98년 LG정보통신으로 옮긴 뒤에는 회사에서 지원하는 중국어 일본어 강좌 등을 들었다.

남들은 강과장의 언어능력을 부러워하며 ‘기인(奇人)’이라고까지 한다. 그러나 막상 본인은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성취한다는 기쁨 때문에 한가지씩 하다 보니 어느덧 10개 언어가 넘었을 뿐”이라고 겸손해한다. 그가 말하는 ‘외국어 익히기’의 비법은 새 언어를 배울 때마다 예습을 철저히 하고 현지인의 발음을 테이프에 담아 틈나는 대로 따라하는 것.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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