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중저가 대형주등으로 매수세 확산

  • 입력 2000년 6월 7일 17시 13분


증시가 단기 과열을 우려할 정도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소의 경우 800포인트를 가볍게 돌파해 840선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스닥도 대형 핵심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면서 거래소와의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은행주에서 시작된 주도군이 건설주등 낙폭 과대주로 확산되고 있는 장세 패턴을 잘 읽어 그동안 소외된 중저가 대형주등에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 한 단계 레벨업된 종합주가지수

7일 거래소 시장은 미국 증시가 전날 조정장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822.54로 전일대비 28.33포인트 상승했다. 거래량도 4억9천만주로 5억주에 육박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5월29일 장중 625포인트로 저점을 찍은 후 1주일만에 200포인트, 상승률로 치면 30%이상 올랐다.

기관투자자들이 현 시점을 단기 꼭지점으로 보고 대거 매도에 나선 것도 이해할 만 하다. 이날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투신권이 2000억원규모를 순매도하는등 총 3800억원이상을 내다 팔았다.

그러나 단기 조정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 증시는 외국인들이 3700억원규모를 매입한 데 힘입어 여전히 강세를 유지했다. 외국인들은 한국통신, SK텔레콤등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대거 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이날 한국통신은 외국인들이 120만주이상을 매수, 상한가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의 한국통신에 대한 집중 매입에 대해서는 올 하반기로 예정된 IMT-2000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한국통신그룹주중에서 한통프리텔보다 한국통신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결과라는 해석과 한국통신, 포항제철등 공기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 확대라는 관점에서 외국인이 접근하고 있다는 해석이 같이 나오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한국통신을 비롯한 지수 관련 대형주에 외국인의 매입세가 강하게 일어나면서 주가지수는 한단계 레벨업된 모습이다.

동원증권 정동희 애널리스트는 거래소의 경우 외국인들이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들을 견인하고있고 개인투자자들은 건설주등 저가주를 대거 매입하며 낙폭 과대주가 주도군을 형성하고 있어 800선대에서의 매물 벽을 무난히 극복하고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저가 대형주로 매기 확산

거래소 시장은 외국인들이 대형주에 대한 매수규모를 늘리고 있지만 핵심 주도군은 개인들이 선호하는 중저가주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모습.

구체적으로 보면 1차로 지수 상승을 끌어올린 은행, 증권등 금융주는 아직도 강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상승 탄력이 다소 둔화된 가운데 건설주에 바턴을 넘겨준 상태이다. 7일 대부분의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한 건설주에 대한 표면적 해석은 오는12일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경협 수혜주라는 테마지만 사실은 개인 선호주이면서 낙폭 과대라는 메리트가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

현대증권 오현석 애널리스트는 "건설주가 남북 경협 테마군이라는 측면에서 상승했다면 종목별 차별화가 이루어졌을 것"이라며 "대부분의 종목이 무차별 상승한 것은 기관들이 건설주를 거의 보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건설주의 낙폭이 크다는 매력이 주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날 SK상사, 삼보컴퓨터, KDS등이 상한가를 기록한 것은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중저가 대형주나 실적대비 저평가주들로 확산되고 있음으로 보여준 것으로 앞으로는 그동안 주가지수가 레벨업되는 과정에서 상승세에 동참하지 못했던 종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는 조언이다.

◆코스닥은 핵심대형주가 방향성 좌우

코스닥도 거래소와 동조화를 보이며 전날대비 8.26포인트 오른 166.85를 기록, 연 6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코스닥의 향후 장세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동원증권 정연구원은 거래소가 외국인과 개인에 의해 대형주, 중저가주에 모두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데 반해 코스닥의 최근 지수 상승은 대형주가 주로 견인한 측면이 있어 170포인트를 앞두고 단기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증권은 코스닥에서 새롬기술, 다음, 로커스등 핵심 대형주의 탄력성이 강하고 거래소는 지난4월17일 블랙먼데이때의 지수 수준을 회복한 반면 코스닥은 당시 195수준이던 지수에 아직 못 미쳐 추가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코스닥의 경우 대형주를 공략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더블위칭데이 영향은 별로 없을 듯

8일은 6월물 선물과 옵션의 만기가 겹치는 더블위칭데이이다. 그러나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1000억원을 약간 상회하는 정도여서 지수의 상승세를 꺽는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신경제연구소 봉원길 연구원은 "만기가 돌아오는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1300억원정도로 전례에 비춰 이중 30%정도가 현물시장에서 매물로 나온다고 해도 400억원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증시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승윤 <동아닷컴 기자> par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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