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전문가진단, 대세 상승 접어들었나.

  • 입력 2000년 6월 5일 16시 12분


대세전환에 접어들었는가.

미국의 금리인상이 6월 또는 8월 중 끝날 것이라는 진단 속에 미국증시가 급속히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서울증시도 지난 5개월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상승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국내증시의 대형 악재들이 하나 둘씩 걷히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같은 기대심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기대를 반영, 5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주말 대비 33.52포인트나 치솟으며 794.21을 기록했다.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800선에 바짝 접근, 800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이날 9.60포인트나 뛰며 158.59를 기록, 160 돌파를 시도했었다.

이 같은 지수의 폭발적인 상승은 무엇보다 해외재료들이 견인했다.

미국증시가 안정세를 회복하며, 정보통신 등 첨단기술과 금융주 등 전통종목들이 균형감있게 상승세를 탄 것이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촉발시켰다.

국내재료로서는 현대그룹 파동이 조기해결 쪽으로 가닥을 잡으며 빠른 속도로 쇼크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 가장 눈에 띤다. 투신권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이 유동성 장세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전망도 투자심리를 자극시키고 있으며 외국인들의 지속적이 매수세도 지수의 추가 상승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투자심리가 현저히 나이지고 있다는 시그널은 고객예탁금이 증가추세에 접어들면서 수급사정이 개선되고 있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지수 800선 돌파할까=이번주가 지수 800선 안착의 고비가 될 것이라는 데 대부분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큰 손들이 움직이고 있고, 고객 예탁금이 풍부하게 증가하는 등 시장 분위기가 크게 호전돼 800고지의 회복은 결코 어려운 게 아니며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830∼850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각 증권사의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최근의 급등현상을 대세전환으로 보기에는 다소 이르지만, 하락추세를 반전시킨 것은 확실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대신증권 투자전략실 나민호 팀장은 “종합주가지수가 저점 대비 180포인트 이상 올랐고 60일 저항선인 793포인트에 안착했다는 점에서 하락 트렌드에서는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7일 장중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850까지는 무난히 가리라고 분석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황창중 LG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약간 보수적이다.

그는 “1차적으로 800포인트가 저항선이다. 일단 800선을 넘으면 820-830대까지는 탄력을 받아 올라갈 수 있고 저항을 받더라도 지지선은 780-790선에서 이뤄질 듯 하다”고 말했다. 황팀장은 그러나 800선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조정이 길어질 수 있고 지지선은 750 정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팀장 역시 최근의 급등세를 대세 상승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금융구조조정과 미국의 경기 연착륙 여부, 하반기 대규모 회사채 만기 도래 등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기태 엥도수에즈 더블유아이카 이사는 “현 상황이라면 800포인트 자체에 큰 의미는 없다”면서 “이미 바닥 확인이 됐고 단기 급등에 따라 이번주중 한 차례 조정을 받을 것이다.

시장의 심리가 살아있고 외국인 매수 강도는 줄어들겠지만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750부터 830선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듯 하다”고 말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150 저항선을 물량 부담없이 가볍게 뛰어넘음에 따라 당분간 상승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신증권 투자전략실의 장철원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불안, 투신권 구조조정 등 시장을 짓눌러온 악재가 이제는 호재로 바뀌었다”며 “180선까지 상승은 무난하다. 따라서 매도보다 보유전략이 유효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악재는 없는 가=단기에 너무 큰 폭으로 급등한 것이 가장 큰 악재다.종합주가지수는 지난달 29일 장중 저점(625.14) 대비 이날까지 종가기준 169.07포인트, 27.05%나 단기 급상승했다는 점에서 7일 장중 조정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이 5월 들어 이날 현재까지 약 7,500억원 어치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함으로써 추가 매수여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상승탄력 둔화를 예상케 하는 배경이다. 특히 은행권의 자금여력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중견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악화되는 것도 적지 않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투자전략=단기매매에 치중하기 보다는 보유전략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주문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반도체 관련 주에 관심을 갖고 절대저가주, 낙폭이 컸던 인터넷 등 첨단기술주와 함께 금융장세로 인한 은행 증권주 등이 관심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적자금 투입 이후 투신권이 매수를 늘릴 것인지 여부도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부분이다. 특히 5월 이후 매수로 일관했던 외국인들의 추가 매수세가 약화될 경우 이 공백을 기관이 메워줄지 여부가 주목된다. 고객예탁금이 10조원을 넘어서는 데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건설주 역시 상승탄력이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김기성 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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