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몰락이냐 반등이냐 기로에 선 '현대株'

  • 입력 2000년 6월 1일 19시 30분


현대그룹 주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1일의 경우 외국인투자자들이 현대전자와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매수주문을 내 눈길을 끌었다.

▽‘고위험 고수익’ 주식 부상〓현대그룹 주식은 지난해부터 이미 기관투자가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실제 현대그룹주에 대한 기관들의 보유 비중은 아주 낮은 편. 하지만 정명예회장 등 3부자의 퇴진으로 다시 기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장동헌(張東憲) SK투신 운용본부장은 “현대그룹 주력사인 현대자동차와 현대전자 현대중공업에 대해 관심을 가질만 하다”며 “그동안 워낙 하락폭이 컸던 주식들이라 지배구조 개선이 발표대로 진행된다면 ‘대박’주식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몽구회장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왕자의 난(亂)’이 2라운드에 들어선다면 다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을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그룹주 재무위험은 상존〓지배구조 개선으로 인해 단기유동성 위기는 일단 봉합됐지만 현대그룹의 전체적인 금융불안감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 오너들이 경영권을 포기할 정도로 고강도의 자구책을 내놓은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현대그룹 주식이 워낙 많이 떨어진 ‘헐값’이라고 해서 매수추천을 내놓기에는 부담스럽다는게 시장전문가들의 분석. 김석규(金錫奎) 리젠트자산운용 상무는 “현대그룹주는 아직도 주의경보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하기에는 다소 투기적인 주식이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그룹측이 밝힌 외자유치 성사등 구조조정 일정이 착실히 진행돼야 증시에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이제는 펀더멘털로 가야〓기관투자가들의 현대그룹 주식 투자방침은 투자성향에 따라 다르다. 아직까지 믿음을 못주고 있다고 보는 쪽이 있는 반면 단기적으로 과감히 매수해볼만하다는 의견이 대립돼 있다. 서임규(徐林圭) 월드에셋 상무는 “현대그룹 전체로 접근하기보다 자동차 전자 등 이익을 내고 있는 종목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현대전자와 현대자동차 주식의 경우 지금 매수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도 드러나지 않은 부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저 싼 주식만 집착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