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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5월 25일 23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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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들이 너나할 것 없이 신문지를 들고가 롯데선수들이 활약상을 보일 때마다 '부산갈매기'를 부르며 단체로 신문지를 흔든다.
25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2000 프로야구 롯데와 SK의 시즌 6차전.
롯데가 1회부터 불방망이를 선보여 부산 야구팬은 신이나 팔이 아프도록 신문지를 흔들었다.
롯데가 10-2로 대승. 롯데는 이날 승리로 시즌 첫 4연승을 달렸다. SK와의 시즌 6번 대결에서 모두 승리.
이날 관중 환호의 중심은 프로 3년차 '드럼통' 조경환(28)이었다.
조경환은 롯데가 1-0으로 앞선 1회말 2사 3루에서 왼쪽 스탠드 상단을 맞추는 120m짜리 2점 홈런을 때려내며 상대 선발투수 김원형의 조기 강판을 재촉했다. 조경환은 9-2로 크게 앞선 6회에도 왼쪽 105m 솔로홈런을 터뜨려 시즌 홈런기록을 11개로 늘렸다.
지난 시즌 19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조경환이 올 시즌 부쩍 활약이 늘어난 이유는 정신적인 면이 크다.
지난달 18일 잠실구장에서 심장쇼크로 쓰러진 임수혁(31)은 조경환의 서울고와 고려대 3년 선배.
조경환은 자신의 타격감각이 좋지 않았을 때 "내것으로 쳐보라"며 마음씨 좋은 선배 임수혁이 선뜻 내준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들어선다. 자신이 잘 쳐내는 것이 선배의 쾌유를 앞당기는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청주에서 벌어진 삼성-한화전에선 삼성이 4-2로 승리, 2연승을 거뒀다.
삼성의 특급 마무리 임창용은 9회에 나와 4타자를 맞아 안타 2개를 내줬으나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내 프로야구 최연소 150세이브포인트(sp) 기록을 세웠다. 임창용은 현재 23세11개월. 종전기록은 구대성(한화)의 29세9개월이었다.
해태는 광주에서 9회말 박계원의 끝내기 안타로 LG에 3-2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전창·김상수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