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코스닥 '묻지마 사자', 대박노리다 쪽박 찬다

  • 입력 2000년 5월 25일 18시 54분


‘닭은 결코 날지 못한다.’‘더이상 폭락을 논하지 마라.’

최근 코스닥지수가 9일 연속 하락하면서 증권전문사이트의 게시판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심지어 ‘또 한번 장렬한 희생을 치루더라도 지금부터는 후회없이 매수로 나서자’는 격문도 올라오고 있다.

25일 코스닥시장이 큰 폭으로 반등하자 또 한바탕 ‘따따블’을 노린 공격적 매수 러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대증권 투자전략팀 이건상과장은 “코스닥종목의 전고점은 엄밀한 의미에서 정상적인 고점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전고점에서 50%이상 떨어진 종목이라고 해서 앞뒤 가리지 않고 저점매수에 들어가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런 종목은 버려라〓신한증권 박효진 투자전략팀장은 “잠재적 매도물량이 많은 종목은 이번 기회에 버릴 것을 고려해봄 직하다”고 말했다.

최근 약세장에서 단기급락한 종목의 경우 △주가하락과정에서 거래량이 컸거나 △유통물량이 많거나 △최근 3개월 이내에 창투사나 대주주 물량, CB(전환사채)나 유상증자 물량이 늘어난 종목 등은 이번에 털어내는 것이 좋다는 의견. 이런 종목은 주가가 오를 때마다 길목을 지키고 있던 매도물량이 쏟아져 지속상승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기 때문.

▽종목교체는 옥석가리기 관점에서〓LG투자증권 박종현 코스닥팀장은 “종목을 갈아탈 때는 주가가 많이 빠졌던 종목이나 실속형 또는 내재가치 지향형 종목에 우선순위를 두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실속형 종목인 반도체 통신 네트워크 분야 장비부품주들은 조정시에 주가가 많이 안 빠지고 반등 때 탄력도 좋은 편이다. 이들 분야에 대한 인프라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제품 수요가 안정적인데다 수요 기업들이 안정적인 거래선 확보를 위해 제품 국산화율을 높이고 있어 영업여건도 좋다.

박팀장은 “한통프리텔, 한솔엠닷컴 등 통신서비스업체들에도 한번쯤 눈길을 줄 만하다”고 말했다. 기관투자가들의 대표적인 매도 대상이었으나 주가가 워낙 많이 빠지고 최근 정부의 단말기 보조금 폐지 방침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에 중단기적으로 상승가능성이 높다는 것.

신규등록종목에 대해서는 각별한 선별노력이 요구된다. 지금같은 장세에서는 신규등록이 그리 매력있는 재료가 아니기 때문에 먼저 상장된 경쟁사들과 기업 내재가치 및 주가를 비교해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 건설 섬유 등 구경제권 코스닥종목들은 거래량이 적고 관련 정보도 부족하기 때문에 가급적 손대지 않는 게 좋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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