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남북분산 개최땐 원점서 다시 논의

  • 입력 2000년 5월 25일 00시 05분


한국에서 열리는 2002월드컵축구대회 본선 32경기 장소 배분 문제는 10개 개최 도시의 최대 관심사. 이 때문에 22일 열린 개최 도시 자치단체장 회의에서도 단체장들의 치열한 유치 로비가 벌어졌고 24일 월드컵 조직위 집행위원회에서도 격론 끝에 결정됐다.

조직위가 사전에 결정한 개최 도시별 경기장 배정 원칙은 △개최 도시마다 톱시드팀의 경기를 최소 1회 이상 배정 △모든 경기장에 야간 경기를 1회 배정 △7개에 이르는 전용구장 최대한 활용 등 3가지. 여기다 준결승전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수용 인원 6만석 이상의 경기장에서만 치르도록 정해져 있다.

이같은 기준에 따라 결승전에 버금갈 정도로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될 준결승전은 FIFA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경기장 시설을 갖춘 서울과 대구 2개 도시가 치열한 각축을 벌였고 논란 끝에 수도로서의 상징성 및 교통 숙박 시설에서 가장 앞서 있는 서울로 결정됐다. 대신 대구는 3, 4위전과 한국전 등 4경기를 유치해 서울에 결코 뒤지지 않는 실속을 챙겼다.

당초 준결승전 후보지로 떠올랐던 부산은 월드컵 직후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를 위해 경기장 규모를 5만5000석 규모로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후보에서 탈락했다.

부산경기장이 전용경기장이 아닌 종합경기장이란 점도 핸디캡으로 작용했다.

특히 8강전 개최 도시로 결정된 광주는 숙박 및 교통 시설 등에서 8강전을 수용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을 받았으나 지역 안배 차원에서 대어를 낚았고 울산은 이달초 방한했던 FIFA 조사단의 실사에서 국내 최고 평가를 받으며 8강전을 챙겼다.

인구 규모면에서 서울 부산에 이어 개최 도시중 3위인 인천은 전용경기장이 아닌 종합경기장이란 점과 숙박 시설 부족으로 한국전 유치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조직위 최창신 사무총장은 월드컵 남북한 분산 개최와 관련해 “다음달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분산 개최 원칙이 결정될 경우 그 기준에 따라 경기장 배정 문제를 원점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호·배극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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