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금융불안감에 따른 환율급등세 지속

  • 입력 2000년 5월 24일 12시 20분


외환시장이 금융불안감의 소용돌이에 깊이 빠지면서 나흘연속 급등세를 이어갔다.

24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일종가보다 60전 높은 1,135원에 개장한뒤 주가폭락에 영남종금 거래정지 등 대형 악재가 연이어 터지자 10시53분 1,142원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환율급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당국이 일부 국책 금융기관을 통해 우회적으로 물량을 공급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차익실현매도세가 촉발되면서 1,138.20으로 반락한뒤 1,138.90에 오전거래를 마쳤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환율 급등세가 지나치다는 분석도 있지만 새한에 이어 영남종금이 터지는 등 금융문제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거시경제지표가 양호하고 외환보유액이 1천억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97년과 같이 나라가 망하는 외환위기야 오지 않겠지만 개선된 무역수지이외에 특별한 호재가 없기 때문에 시장불안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우량주식마저 내팽개치기 시작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면서 "환율이 안정된다고해서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회복할수 있는 것은 아니나 환율상승전망이 굳어진다면 주식투자자금을 빼내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딜러들은 외환당국이 환율급등을 바라지는 않지만 자연스러운 환율상승에 대해서는 크게 불만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업체매물출회에 따라 일시적으로 낙폭이 깊어져도 강세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딜러는 "현재 환율상승세가 위기를 초래하지만 않는다면 통상압력없이 무역수지를 크게 개선시킬수 있는 호재가 될수 있다는 인식도 있다"면서 "단기추세는 변했을지 몰라도 장기적인 원화절상추세가 아직 굳건하다고 판단한다면 현재 급등국면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진단내려질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재문<동아닷컴 기자>j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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