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외국인 삼성전자 순매도 어떻게 봐야하나

  • 입력 2000년 5월 24일 10시 48분


"엑소더스 코리아는 일어나는가"

해외발(發) 한국경제의 위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금융권의 구조조정, 기업의 유동성 위기 등 온갖 악재가 동시다발로 터져 나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같은 와중에 외국인들은 한국증시의 간판격인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마저 최근 순매도로 전환, '탈(脫)코리아'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또한 지난 22일, 23일 연거푸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들은 24일에는 돌연 순매도로 전환한 데다 거래소시장에서도 장초반부터 매물을 쏟아내는 형국이다.

외국인들의 셀코리아(sell Korea)를 어떻게 봐야할까.

이에대해 하나증권은 외국인들의 한국증시 투자비중 축소의 저변에는 금융기관과 대기업의 구조조정에 대한 실망, 경상수지 흑자축소 및 이에따른 원화절하(달러대비 원화가치의 하락) 등이 주 요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환율의 급격한 변동은 외국인 매매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하나 측은 지적했다.

서울증권은 외국인들이 한국증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에 대해 최근 순매도로 돌아선 데 대해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6일 동안 100만주이상 순매수한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4일간 25만여주, SK텔레콤은 12만주 가까이 각각 순매도, 시장 참가자들을 불안케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환딜러들은 이와 관련, 외국인들이 앞으로도 삼성전자와 SK텔레콤마저 대거 내놓는다면 이는 한국증시를 떠나기 위한 전초 단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그러나 외국인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면서도 삼성전자와 SK텔레콤에 대한 순매도 규모는 5월중 순매수일의 하루 평균치에도 미치지 않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모건스탠리딘워터(MSDW)가 한국비중을 낮추면서도 삼성전자와 한국통신 등에 대해서는 '보유유지'를 밝히는 등 외국계 기관들의 업종 및 종목별 비중확대 내지는 매수 의견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달러 매수-매입 등 환율동향을 통해 외국인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는 외환딜러들은 외국인들의 추세가 아직 'SELL KOREA' 단계라기 보다는 국제적인 상황변수를 고려한 포트폴리오내에서의 현금 비중조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서울증권의 권혁준 연구원은 "향후 외국인의 향방은 삼성전자 등 핵심 선호주를 통해서 판단할 수 있다"면서 "따라서 이들 종목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행태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신증권은 외국인이 우려하는 금융불안을 잠재우고,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강력한 제2차 금융구조조정과 외환시장의 불안해소 등 현실적인 수습방안이 빠른 시일내에 마련되지 않을 경우 내수관련 중저가 실적주를 제외한 정보통신 및 첨단기술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도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의 조용찬 연구원은 "아시아시장에 대한 투자매력 상실로 인해 약세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시가총액 상위 첨단기술주에 대한 위험관리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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