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Science]테일러박사 "여성은 아이보호"

  • 입력 2000년 5월 23일 19시 29분


과학자들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들이 스트레스에 부닥쳤을 때 싸움 혹은 도망을 준비한다고 믿어 왔다. 그러나 최근 새로 발표된 연구 결과에서 학자들은 여성들이 스트레스에 대해 매우 다른 반응을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성들은 싸움이나 도망을 준비하기보다는 아이들을 돌보거나 주위의 도움을 구하는 방식을 택한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나타나는 이러한 남녀 차이는 남녀간의 호르몬 차이에 기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새로운 이론은 여성들이 고혈압, 알코올 중독 등 스트레스와 관련된 질병에 남성들보다 더 강한 이유를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학자들은 또 원시사회에서는 사회적인 측면이 더 강조되는 여성들의 스트레스 반응이 여성들과 자식들의 생존율을 높이는 역할을 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의 심리학 교수인 셸리 테일러 박사는 “싸움 아니면 도망이라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와는 관련되어 있지 않다”면서 “자식들을 보호해야 하는 여성들은 주위 사람들과의 사회적 연대를 통해 더 많은 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테일러 박사는 동료들과 함께 실시한 이번 연구 결과를 학술지 ‘심리학 리뷰’에 기고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아직 과학적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만약 생리학과 행동 연구 분야에서도 남녀간의 이러한 차이가 확인된다면 스트레스 연구의 방향이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테일러 박사는 한 학생으로부터 동물들의 스트레스에 대한 연구가 대부분 수컷 생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말을 우연히 들은 뒤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테일러 박사는 동료들과 함께 지금까지의 연구들을 조사한 결과 인간의 스트레스 연구 역시 주로 남성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전투를 할 것인지 아니면 항복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고독한 전사의 이미지가 여성들의 스트레스 반응에 대한 심리학 연구 결과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테일러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에서 남녀 차이가 나타나는 것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하는 반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옥시토신의 작용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옥시토신은 모성적 행동 및 사회적 연대 행동과 관련된 호르몬이다.

(http://www.nytimes.com/library/national/science/health/051900hth-women-stres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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