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존]'미션 임파서블2' 벼랑끝에 매달린 톰크루즈

  • 입력 2000년 5월 23일 16시 51분


<미션 임파서블 2>는 6층 높이의 벼랑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톰 크루즈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맨손으로 몸을 지탱한 그는 추락할 뻔한 위기를 넘기면서 손끝만으로 버티기도 한다. 어떻게 이 위험한 장면을 이토록 가까운 거리에서 이토록 자연스럽게 찍을 수 있었을까? 벼랑에 매달린 이 남자가 바로 톰 크루즈 자신이기 때문이다. 2천만 달러가 넘는 출연료를 받는 최고의 스타이면서 이 영화의 공동 제작자이기도 한 크루즈는 영화의 인상을 결정하는 첫 장면을 직접 해 내겠다고 자청했다. 모형으로 제작한 벼랑에서 촬영하자는 제의도 거절했다. 감독 오우삼은 걱정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겁에 질렸고 땀까지 흘리고 있었다. 모니터도 제대로 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게다가 촬영장인 유타 주 모압은 햇빛이 너무 강렬해서 여섯 번이나 다시 촬영해야 했다. 스탭들은 모두 크루즈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여기에는 어떤 특수 효과도 사용되지 않았다. 크루즈가 아니었다면 이 장면은 전혀 다르게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평가는 엇갈린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지는 가느다란 줄 하나에 의지한 채 이 위험한 장면을 직접 연기한 크루즈가 영화를 살렸다고 칭찬한다. 반면 '버라이어티' 지의 마이클 밀러는 그가 "길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쿵푸를 배운 사람처럼 몸을 움직이려 하지만 <하드 타겟>의 장 클로드 반담처럼 무술에 능숙하지도, 007 시리즈의 피어스 브로스넌처럼 유쾌하거나 침착하지도 못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는 촬영장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제작자 톰 크루즈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제멋대로 이 장면을 찍었다고 비난한다. 감독 오우삼은 '버라이어티' 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계속해서 재촬영을 고집했다. 결국 그가 만족할 때까지 우리는 몇 번이나 이 장면을 다시 찍어야만 했다"고 말했다.

톰 크루즈의 연기가 독단이든 용기든, <미션 임파서블 2>가 충분한 재미를 주는 액션 영화라는 것은 분명하다. '버라이어티' 지는 이 영화의 스토리를 미리 폭로하지 말아 달라는 공동 제작자 폴라 와그너의 당부에 "폭로할 스토리도 없다"며 비웃음으로 반응했다. 그러나 쿠엔틴 타란티노의 말대로 "미켈란젤로라면 천장을 칠하는 일도 잘 할 수 있다". 5월 26일 미국 개봉을 앞두고 있는 <미션 임파서블 2>는 미국 비디오광들의 우상이며 액션의 대가인 감독 오우삼의 손에서 생명력 있는 스펙터클로 태어났다.

김현정(parady@film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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