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박경완-홍성흔 “요즘은 포수가 뜨네”

  • 입력 2000년 5월 22일 19시 13분


포수는 야구에서 가장 빛이 나지 않는 포지션으로 꼽힌다.

투수를 리드해 타자와의 승부에 신경을 집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상대팀의 작전을 읽고 주자들의 동향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상대 타자의 특성에 따라 수비수의 위치를 조정해주는 것도 포수의 할 일. 투수의 폭투, 또는 파울 타구에 부상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더구나 수비에서 신경 쓸 일이 많은 탓에 포수들의 타격은 ‘열외’로 쳐주는 것이 관례. 포수들은 대부분 하위 타선에 머무르고 있다. 포수가 빛이 나지 않는 포지션이라고 말하는 또 다른 이유다. 그러나 현대 박경완과 두산 홍성흔을 보면 포수가 빛나지 않는다는 말이 무색하다.

박경완은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4연타석 홈런이라는 프로야구 초유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홍성흔은 21일까지 0.380의 높은 타율로 수위타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물론 이들이 ‘방망이’만으로 한몫 보는 선수들은 아니다. 꼼꼼한 수비로 역할을 다하면서 타석에서까지 맹활약을 하고 있으니 ‘금상첨화’인 셈.

프로 10년차 박경완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수비형 포수’의 대명사로 불리는 선수. 강한 어깨와 노련한 투수 리드, 안정된 포구까지 포수가 갖춰야 할 3박자를 모두 갖춘 선수로 평가된다. 98년 현대가 박경완을 데려오면서 쌍방울에 9억원의 트레이드 머니를 지불한 것이 박경완의 ‘가치’를 말해준다. 9시즌 동안 단 한차례도 3할 타율을 넘어선 적은 없지만 94년 이후 꾸준히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것으로 ‘한 방’ 만큼은 여느 포수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박경완은 19일 프로야구 19년 사상 첫 대기록으로 자신의 ‘한방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지난해 신인왕 홍성흔은 프로 2년째를 맞아 한층 물오른 기량으로 두산의 간판 스타로 성장했다.

97년 1순위로 두산(당시 OB)에 입단한 팀 선배 진갑용을 밀어낸 ‘실력파’.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팀 공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타격에서 보여주는 기량도 기량인데다 잘 생긴 외모 덕에 여성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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