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Science]티렉스 화석 자연사 박물관에 '우뚝'

  • 입력 2000년 5월 21일 20시 03분


◆Science

6500만년 전에 지상을 누볐던 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 Rex)가 시카고 자연사박물관의 중앙홀에 다시 우뚝 섰다. 수(Sue)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T 렉스는 꼬리를 힘껏 뒤로 뻗친 모습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T 렉스의 뼈대 중에서 가장 크고 가장 완벽하며 가장 보존상태가 좋은 그녀를 가리고 있던 막이 걷히자 박물관 중앙홀에 모여 있던 수백 명의 사람들은 모두 경외의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뒤에서는 실내악단이 이날을 위해 특별히 작곡된 "티라노사우루스 수:백악기의 콘체르토"를 연주하고 있었다.

1990년에 수 헨드릭슨(Hendrickson)이라는 화석 사냥꾼에 의해 발견된 길이 12m의 이 T 렉스는 지금까지 발견된 그 어느 화석보다 더 많은 논쟁과 화제의 대상이 되었다. 우선 수 족 인디언들과 한 농장주가 이 화석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정부는 화석 사냥꾼들이 샤이엔 강 인디언 보호구역 안에 있는 농장주의 땅에서 화석발굴 작업을 하면서 연방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1992년에 화석을 압수해버렸다. 정부는 700만 달러를 들여 조사를 한 끝에 아무런 범죄도 찾아내지 못했지만, 헨드릭슨의 파트너인 피터 라슨을 화석의 해외 판매와 관련된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시카고 자연사박물관은 법정이 농장주를 이 화석의 정당한 소유자로 인정한 후 1997년에 열린 경매에서 836만달러에 사들였다. 당시 박물관 측은 이 화석에 너무 많은 돈을 지불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수의 화석은 T 렉스의 후각이 상당히 발달되어 있었음을 밝히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시카고 자연사박물관의 전시 기획자인 베키 마골린은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T 렉스가 나오는 장면을 기억하느냐?"면서 "그때 아이들에게 움직이지 않으면 T렉스가 너희들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지금의 새로운 이론에 따른다면 T 렉스는 아이들의 냄새를 통해 존재를 알아차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national/science/051800sci-paleo-tr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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