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獨-佛정상 "유럽연방제 앞장"

  • 입력 2000년 5월 21일 19시 44분


유럽통합의 양대 견인차인 독일과 프랑스의 정상은 19일 프랑스 파리 근교 랑부예에서 비공식 정상회담을 갖고 유럽연합(EU)이 느슨한 국가 연합에서 미국과 같은 연방국가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면서 양국이 정치통합을 주도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에서 양국이 유럽 정치통합을 이룰 핵심 국가로서 할 역할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에는 프랑스에서 리오넬 조스팽 총리와 위베르 베드린 외무장관, 독일에서 요슈카 피셔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프랑스는 이날 회담에서 유럽연방국가 추진에 대해 대단히 적극적이었으나 추진 과정에 필요한 비용 마련 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드린 프랑스 외무장관은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유럽 정부간 회의(IGC)가 향후 동유럽 국가들이 EU에 가입하는 데 대비한 EU 기구 개편안을 12월 발표할 예정”이라며 “프랑스와 독일의 유럽연방제 추진은 정부간 회의와 보조를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12일 피셔 독일 외무장관이 단일 헌법, 단일 정부, 상하 양원으로 구성된 의회, 대통령 직선제 등 단일국가 체제를 갖춘 유럽연방국가 창설을 제의한 지 1주일 만에 이뤄졌다.

유럽연방국가제는 이번 회담에서 나온 내용들을 바탕으로 7월1일 프랑스가 EU 의장국을 맡은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탈리아 출신인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은 “피셔 장관의 제안과 이번 회담결과는 독일과 프랑스가 유럽연방국가를 추진하는 양대 세력이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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