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오닐·피펜 "새천년 첫우승 내 손으로"

  • 입력 2000년 5월 19일 17시 08분


드디어 만났다.

시즌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았던 LA레이커스와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그러나 강호에 두명의 지존은 존재할수 없는 법. 농구 지존을 향한 첫 관문에서 살아남을자는 과연 누굴까. 해답은 두 팀의 리더에게 있다.

레이커스의 샤킬 오닐과 포트랜드의 스코티 피펜. 그들이 어떤 역할을 해주느냐에 따라 두팀의 명암은 극명하게 갈릴것이다.

챔피언십은 바로 팀 리더의 손끝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80년대 미프로농구(NBA)를 양분했던 보스턴 셀틱스와 LA 레이커스, 그리고 90년대를 평정했던 시카고 불스의 우승 원동력은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팀 리더의 존재였다. 보스턴의 래리 버드,레이커스의 매직 존슨, 시카고의 마이클 조던은 자신들의 뛰어난 활약 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 반드시 이길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줌으로써 객관적 전력이상의 경기력을 이끌어냈다. 그들은 어떤 위기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런 상황을 즐기는 여유를 보임으로써 동료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오닐과 피펜.

두 선수 모두 NBA 최고의 선수라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그들이 과연 뛰어난 리더인가?"라는 물음에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먼저 오닐. 그는 루이지애나 주립대에 진학한 1989년 이후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우승컵을 품에 안아보지 못했다. 그의 리더십에 의문을 표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레이커스가 우승을 하려면 오닐이 개인 성적보다는 팀성적을 더 중시한다는 것을 동료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또 하나는 흥분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닐은 레이커스 제1의 공격옵션이자 리바운더이다.만에하나 싸움에라도 휘말려 퇴장당하는 불상사가 생기면 레이커스는 팀 전력의 절반을 잃게된다. 오닐은 정규시즌 두 팀간의 첫 만남에서 두번의 테크니컬을 받아 퇴장당한 적이 있다. 그날 레이커스는 포틀랜드에 97대82로 대패했다. 오닐은 알론조 모닝이 98년 플레이오프 실패를 경험삼아 어떻게 자제력을 키웠는지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유투 향상. 경기 막판 위기상황에서 동료들이 안심하고 그에게 볼을 투입할수 있게끔 만들어 줘야한다. 데뷔이후 최고의 자유투 성공률(52.4%)을 기록했던 정규시즌의 집중력을 더욱 가다듬어야 한다.

다음은 스코티 피펜

6개의 챔피언 반지를 소유한 피펜의 당면과제는 '2인자' 이미지를 거둬내는 것이다. 그의 등뒤엔 아직까지 조던 이라는 큰 산의 그림자가 남아 있다. 포틀랜드가 필요로 하는 건 '조력자' 피펜이 아닌 '에이스' 피펜이다. 가능성은 이미 보여줬다. 유타와의 컨퍼런스 준결승 5차전에서 승부를 가르는 3점슛을 성공시킨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34살의 나이가 체력적인 면에서 다소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는 좀더 코트에 머물러있어야 한다.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35.7분을 뛰고있는 피펜은 팀 최고의 수비수이자 볼 핸들러로써 최소 40분은 소화해야한다. 그리고 14.8점에 그치는 득점력을 최소 20점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센터싸움에서 밀리는 포틀랜드는 포워드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해야 살아남을수 있기 때문이다. 파워 포워드 매치업에서 라시드 월라스가 AC그린을 압도하고 피펜이 레이커스 글렌라이스와의 스몰포워드 매치업마저 앞선다면 포틀랜드에 충분한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오닐과 피펜, 두 선수중 최후의 승자는 누가될 것인가?. 지켜보는 팬들은 그저 즐겁기만하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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