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世銀 "테러지원국 이란에 원조"

  • 입력 2000년 5월 18일 19시 29분


세계은행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들어있는 이란에 차관을 제공키로 해 역시 테러지원국 명단에 들어 있는 북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세계은행은 18일(한국시간 19일) 24개국 집행이사회를 열어 이란에 2억3200만달러(약 2552억원) 규모의 차관을 주기로 결정할 예정이다. 이 돈은 테헤란의 하수 시스템과 보건시설 구축에 사용된다.

미국은 이란을 테러지원국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법률상 이란에 대한 금융지원을 할 수 없다. 미국은 이에 따라 세계은행에 대해서도 이란에 차관제공을 하지 말거나 이에 관한 집행이사회 표결을 연기하도록 요청했으나 세계은행은 당초 예정대로 차관을 주기로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란은 미국이 정한 테러지원국이기 전에 세계은행의 회원국이므로 차관제공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엔 이란 북한 이라크 리비아 수단 쿠바 시리아 등 7개국이 들어있다. 이중 북한과 쿠바는 현재 181개국이 가입된 세계은행의 회원국이 아니다.

한편 세계은행 관계자는 “북한이 국제적 지원을 받으려면 먼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에 가입한 뒤 차관제공을 요청하는 순서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경제난 극복을 위해 세계은행 등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으나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묶여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태. 북한은 이 때문에 명단에서 제외시켜줄 것을 미국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북한의 문제가 해결되면 세계은행은 북한에 차관제공과 투자를, IMF는 북한의 거시경제에 관한 조언과 지원을 할 수 있게 된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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