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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5월 15일 1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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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환율은 지난 12일 그동안 지속돼온 1110원을 중심으로 한 박스권을 벗어나 거래량 급증을 동반하면서 1114.5원으로 올랐다.
최근 일련의 환율상승 주원인은 일각에서 우려한 것처럼 외국인의 국내증시 이탈이 아니라 역외선물환시장(NDF)에 몰린 6억달러가량의 달러화 투기수요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구조조정 불안 여전…원貨 약세도 영향 미쳐▼
현대증권 시장조사팀 이상재과장은 “엔화약세에 따른 아시아통화의 동반약세와 국내 금융구조조정에 대한 불안한 시각이 함께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풀이했다.
한편 주식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최근 신규매도 규모를 늘리면서 지수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증권 투자전략팀 박천수과장은 “향후 장세에 대한 분명하고 일관된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일관성 없는 현물시장 투자포지션과 아울러 전반적으로 지수 하락을 염두에 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마침 무디스가 국내 은행부문에 대한 특별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지적한 점도 외국인 향배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선물시장 신규매도 늘려 증시자금 이탈 가능성▼
증권가에서는 국내 실물부문 전망이 아무리 좋더라도 금융부문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을 경우 외국인 자금이탈 및 이를 전후한 환율 급등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메릴린치는 12일자 보고서에서 “대부분 아시아시장은 중단기적으로 하락 추세에 있고 싱가포르는 바닥을 찍은 반면 한국과 홍콩은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그동안 한국과 대만에 머물던 투자자금의 이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LG투자증권 임송학차장은 “외환위기 이후 직간접투자 형태로 국내경제와 관련을 맺으면서 외국인이 동시대량이탈할 가능성은 작아졌다”면서도 “최근 시장에서 드러나는 외국인의 판단은 일정 부분에서 외환위기 당시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인도네시아 루피아화가 달러당 종전 저항선이었던 8600루피아를 넘어서고 9000을 향해 가고 있는 등 미국의 금리인상이 아시아권 통화의 동반약세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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