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무기력 장세-주도주가 없다

  • 입력 2000년 5월 9일 11시 46분


"주도주가 없다"

증시가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4월의 적잖은 조정을 거친 뒤 다소 안정세는 보이고 있으나 뚜렷한 주도주가 실종되는 바람에 전장의 강세가 후장에는 시들해지거나, 미 증시 등 외부충격에 나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증권주의 몰락은 향후 증시전망을 낙관시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증권주는 종합주가지수가 바닥을 확인한 후 반등을 시도할 때 항상 선도주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이번주의 증권주의 움직임은 투자자들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하다.

증권지수는 9일 오전 10시 45분 현재 전날보다 5.81포인트(0.56%)가 하락한 1.029.47을 가리키고 있다. 전날 3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데 이어 이틀연속 내림세를 타고 있다. 앞서 증권지수는 지난달 27일 이후 5일(개장일 기준) 연속 상승, 주가의 반등을 앞에서 이끄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를 부풀게 했었다.

증권주는 △금융권의 구조조정 △주가조정에 따른 수익감소 우려 △신설 사이버증권사의 설립 △위탁 및 자기매매 요건을 크게 완화한 재정경제부의 증권거래법 시행령개정안 등의 영향으로 당분가 주도주로 나서기는 힘들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정보통신주 역시 하루 올랐다가 다시 되밀리는 지루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IMT-2000 등 굵직한 국책사업과 그동안의 과도한 주가조정으로 상승탄력을 받다가도 다시 밑으로 밀리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날 정보통신지수 역시 오전 10시45분 현재 전날보다 4.78포인트(0.62%) 내린 757.34에 머물러 있으며, 갈수록 낙폭이 커지고 있다.

종목별로는 이른바 '통신 3인방' 가운데 LG정보통신을 제외한 SK텔레콤 0.42%, 한국통신 2.0%의 낙폭을 기록하고 있는 등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200원 오르는 데 그친 코스닥시장의 한통프리텔은 이날 700원(1.1%) 하락한 62,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보통신주와 함께 테마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반도체 주 역시 내림세다. 최근 5일간 18%나 상승하며 전고점(3월29일 383,000원) 돌파 여부에 관심을 모았던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4,000원(1.21%) 내린 324,000원, 현대전자가 300원(1.68%)이 빠진 17,550원을 기록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이두희 연구원은 "정보통신주의 경우 바닥권에서 이미 20% 가량 올라있는 상태여서 조정이 예상된다"며 "통신주가 작년과 같은 큰 폭의 상승세를 타지 못하더라도 IMT-2000 사업권의 윤곽이 어느정도 드러나는 6월말 이후에는 증시상승을 주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최대 악재인 투신권의 정상화 실마리는 잡히고 있지만, 해결의 매듭이 활실히 풀릴 때 가서야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주도주가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다만 정보통신 및 반도체주의 경우는 주도주 역할은 당분간 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업종에 비해서는 높은 수익을 얻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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