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서울 아파트 분양가, 작년보다 최고 10%올라

  • 입력 2000년 5월 7일 20시 18분


서울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의 분양가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들어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에 비해 평형별로 최고 10% 정도 올랐다. 다음달 초에는 평당 분양가가 웬만한 서울시내 20평형대 아파트 전세금에 해당하는 3000만원대의 아파트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민들의 내집 마련 부담이 커지고 부동산 경기 침체를 불러올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폐해가 많다는 지적이다.

▽고공행진중인 분양가〓부동산정보제공업체 내집마련정보사가 올해 네 차례에 걸쳐 서울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20평형대의 경우 평당 평균 600만원에 육박, 지난해보다 10.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양천구와 강서구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오름세가 두드러져 양천구 신정동 현대아파트 26평형은 평당 579만2000원으로 작년말 같은 지역에서 분양된 삼성아파트 25평형(491만9000원)보다 17.5% 올랐다.

30평형대와 40평형대도 지난해보다 각각 3.3%, 8.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LG건설은 다음달 5차 동시분양 때 선보일 용산구 동부이촌동 한강외인아파트 재건축아파트 656가구 중 93평형의 분양가를 평당 3000만원으로 잠정 책정했다. 이는 역대 최고가였던 지난해 6월 삼성물산의 서초동 가든스위트 107평형(평당분양가 1900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비싼 가격.

▽원인〓분양가 자율화 이후 업체들이 아파트 마감재나 통신설비 등을 고급화하면서 건설 원가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재건축 재개발아파트의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들이 이주비를 많이 올려주는 데 따른 영향도 크다. 조합원들에게 지급하는 이주비에 대한 금융비용을 일반분양 아파트에 전가하고 있기 때문.

여기에 아파트시장이 양극화되면서 서울 등 인기지역에서는 분양가가 다소 비싸더라도 청약자들이 몰려드는 것도 분양가 급등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문제점〓분양가의 고공 행진으로 외환위기 이후 실질 소득이 감소한 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갈수록 어려워지게 됐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말 이후 용인지역의 아파트 분양 경기가 침체된 원인 중 하나가 지나치게 비싼 분양가로 실수요자들이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서울에서도 이같은 일이 재연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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