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김동주 숏다리 때문에” 두산의 탄식

  • 입력 2000년 5월 7일 1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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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이라도 조금 더 길었더라면….’

7일 서울의 ‘한지붕 두가족’ LG-두산전이 벌어진 잠실야구장. 2만6000여 관중의 눈이 한순간 두산 김동주의 발에 쏠리는가 싶더니 이내 LG 관중석에선 함성이, 두산쪽에선 탄식이 터져나왔다.

사건은 이랬다. 4-5로 뒤지던 LG의 4회말 공격. 이종열의 안타와 유지현의 볼넷으로 무사 1,2루의 득점찬스. 타석에 들어선 김재현이 무심코 방망이를 툭 댄 것이 유격수 정면으로 땅볼로 굴러갔다. 누가 봐도 병살타 코스. 김재현은 가망없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1루로 털털거리며 뛰어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두산 유격수 홍원기가 3루로 뛰는 주자 이종열을 잡기 위해 여유있게 3루수 김동주에게 공을 건넸으나 심판은 양팔을 벌리며 세이프를 선언. 하마터면 ‘역적’이 될 뻔한 김재현도 1루에서 펄쩍펄쩍 뛰며 좋아했다.

김동주가 공을 잡으면서 베이스를 밟는다고 발을 내밀었으나 다리가 ‘짧은 탓’인지 발끝이 베이스에 닿지 않았던 것.

결국 이 실수하나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을 상황을 무사 만루의 위기로 바꿔버린 셈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투수는 기운이 빠지는게 당연한 일. 두산투수 이혜천은 양준혁의 등 뒤로 볼을 뿌리는 등 두차례 폭투를 저지르며 무너졌고 LG는 이를 틈타 4회에만 4점을 보태며 승부를 역전시켰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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