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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4월 27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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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부모의 문명(文名)을 이용해서 저술가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젊은 작가들은 고타마뿐만이 아니다. 에리카 종의 딸인 몰리 종-패스트, 앤 라이스의 아들인 크리스토퍼 라이스, 존 업다이크의 아들인 데이비드 업다이크, 소설가 앤 로이프의 딸인 캐티 로이프와 수잔 메렐, 단편소설 작가인 앙드레 뒤버스의 아들인 앙드레 뒤버스 3세 등이 이미 2세 작가 대열에 합류했다.
인터내셔널 크리에이티브 매니지먼트의 출판 대리인인 수잔 글룩은 “시장은 새 목소리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가계를 인정한다”면서 “출판 편집인들에게 캐티 로이프나 수잔 메렐의 첫 책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면 두 작가가 재능을 부모로부터 물려받았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이들의 책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편집인들은 또한 확실하게 판매가 될 수 있는 작품들을 찾고 있기 때문에, 베스트셀러 작가를 떠올리는 이름은 강력한 브랜드가 된다.
소설가 솔 벨로의 아들인 애덤 벨로(42)는 “출판 대리인들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 쓴 뛰어난 책을 파는 것보다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쓴 평범한 책을 파는 것이 더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출판사들도 이미 명성을 확립한 이름이 판매로 직결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애덤 벨로는 현재 더블데이 출판사의 족벌주의에 관한 책을 쓰고 있는데, 이 책은 내년에 출판될 예정이다.
유명한 이름이라는 브랜드가 특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유명한 작가의 후손이 부모와 똑같은 장르를 선택하는 경우이다. 프랭크 매코트의 아들 말라치 매코트는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회고록이라는 장르를 선택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고, 초프라가의 아버지와 아들은 모두 영적인 것을 주제로 다루고 있으며, 추리소설의 대가인 메리 히긴스 클락의 딸 캐롤 히긴스 클락도 추리소설을 쓰고 있다.
이들의 작품은 출판사의 예측대로 높은 판매고를 올려주었다. 말라치 매코트의 책 ‘수영하는 수도사’는 33만부가 팔려나갔으며, 캐롤 히긴스 클락의 책 4권은 모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다른 2세 작가들의 작품도 대부분 첫 작품치고는 괜찮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출판사들이 2세 작가들의 부모 이름을 노골적으로 홍보에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작품의 독창성에 대한 이미지를 흐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명한 부모의 이름을 곧장 연상시키는 2세 작가들의 이름 그 자체만으로도 광고에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유명한 부모의 이름이 언제나 좋은 영향만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비평가들은 2세 작가들의 작품을 부모의 작품과 비교하며, 대개는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인다. 또한 2세 작가들은 나름대로 문학적 정체성을 확립하려고 애를 써야 한다. 애덤 벨로는 현재 작업 중인 자신의 책에서 이렇게 썼다. “나는 아버지의 이름을 이용하는 기회주의자인가, 아니면 아버지를 흉내냄으로써 아버지의 승인을 얻고 싶어하는 사람인가. 이 두 가지가 모두 나의 모습이다.”
(http://www.nytimes.com/library/books/042500literary-offspring.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