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섹스:애너벨 청 스토리' 포르노배우 來韓

  • 입력 2000년 4월 21일 20시 09분


251명의 남성과 10시간 동안 마라톤 섹스 이벤트를 벌였던 포르노 배우 애너벨 청(28)이 자신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섹스:애너벨 청 스토리’의 개봉(29일)을 앞두고 21일 방한했다.

‘생각하는 포르노 배우’를 자처하는 애너벨 청은 싱가포르 출신으로 영국 옥스퍼드대 킹스칼리지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미국 남캘리포니아대 인류학과를 졸업한 인텔리. 그는 “여성의 성욕을 억압하는 사회에 반발해 포르노 배우가 됐다”며 “마라톤 섹스 이벤트도 여성에게는 성욕이 없으며 포르노 배우는 남성의 희생물이라는 사회적 통념에 맞서기 위해 기획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해 미국 선댄스 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에 공식 초청됐던 고프 루이스 감독의 ‘섹스:애너벨 청 스토리’는 1995년 애너벨 청이 자원자를 모집해 벌인 섹스 이벤트를 중심으로 그가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을 시도한 내용. 이 영화에서 “여성의 성욕을 해방시키겠다”는 애너벨 청의 주장은 거의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영국에서 집단 성폭행당했던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자기파괴적인 충동의 결과로 자신의 행동을 그리고 있어 보기에 불편하다.

섹스 이벤트 이후 포르노업계를 떠났다 1년 뒤 돌아온 애너벨 청은 “감독이 되어 내용도 있고 인간적인 섹슈얼리티를 표현하는 성인영화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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