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핫이슈]개인신상정보 사고파는 사이트도…

  • 입력 2000년 4월 16일 19시 01분


네티즌이라면 한번쯤 자신이 E메일주소를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피라미드식 광고과 스팸 메일을 받아보았을 것이다. ‘어떻게 나도 모르게 개인정보가 새나갔을까’라고 생각하며 불쾌한 감정에 빠져들게된다.

이런 점을 거꾸로 활용해 ‘자발적으로’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고 돈도 버는 인터넷 사이트가 최근에 생겨났다. 회원으로 가입한 뒤 자신의 정보가 거래될 때마다 돈을 적립해주는 것이다. 사이트 이름은 ‘원콜’(www.onecall.co.kr).

이 사이트는 △회원에 가입해 기본정보(이름 주소 직장 등)를 제공하면 사이버 통장을 만들어주고 추가정보(구체적 직업, 이동전화번호, 가족관계 등)를 기입하면 1000원을 사이버 통장에 입금하고 △회원의 정보를 원하는 업체가 생길 때마다 E메일로 회원에게 알리고 설문과 여론조사에 응할 때마다 적립금을 쌓아준다.

이 회사 황재웅 이사는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사고 파는 현상을 양성화시키려는 의도에서 사이트를 오픈했다”며 “신인도가 있는 회사에만 개인정보를 팔아 개인정보 불법유출을 막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아무리 개인정보 공개에 자발적으로 동의하더라도 개인의 사생활권은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윤영민 한양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자신의 정보를 어떻게 사용하는가는 스스로 결정할 문제지만 현재의 판단에 따라 개인정보를 공개한 것이 언젠가는 자신을 옥죄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교수는 “네트워크란 ‘정보의 완벽성’에 대한 유혹이 강해 더욱 더 많은 정보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에 대한 사회적 규범을 정하지 않으면 우리는 ‘감시의 천국’에서 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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