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美시민권 획득 英배우 앤서니 홉킨스

  • 입력 2000년 4월 14일 19시 42분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열연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영국 배우 앤서니 홉킨스(62)가 미국 시민이 됐다.

영국의 언론매체는 14일 ‘홉킨스, 양키가 된 배신자’란 제목으로 홉킨스의 미국 시민권 획득 사실을 전했다.

홉킨스는 13일 오후 늦게 애인 프랜신 케이, 어머니와 함께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연방정부건물에 도착, 특별히 마련된 방에서 약 15분간에 걸쳐 시민권 획득 수속을 마쳤다. 이 자리에는 스티븐 스필버그감독 부부, 배우 존 트래볼타, 영화제작사 폴라 와그너 등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홉킨스는 여느 신청자와 마찬가지로 미 연방수사국(FBI)의 신상조사를 거쳤으며 미국역사 등에 관한 기본 지식 테스트를 거쳤다.

홉킨스는 국적을 왜 바꿨느냐는 질문에 대해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영국 웨일스 출신인 그는 평소 영국보다 미국에서 사는 것이 훨씬 마음 편하다고 얘기해왔다.

이중국적을 인정하는 영국법에 따라 홉킨스는 영국민으로서의 권리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경(Sir)’이란 칭호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홉킨스는 영화 발전에 기여해 영국을 빛낸 공로로 1993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작위를 받았다.

홉킨스 외에도 미국 국적을 획득한 유명한 영국 배우로서는 할리우드의 미남 배우로 꼽혔던 캐리 그랜트와 영화 ‘노트르담의 꼽추’에서 꼽추인 콰지모도역으로 열연한 찰스 래프톤이 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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