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총선이후 어디로] "되오를때 왔다" "수급불안 여전"

  • 입력 2000년 4월 13일 19시 46분


선거 종료 자체가 증시엔 호재. 그렇다면 선거이후 장세는 과연 기지개를 펼 수 있을까.

선거로 인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작년 11월 이후 5개월에 걸친 긴 조정장도 이젠 막바지 단계에 있는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수급불안 등 악재요인은 여전하지만 하락폭이 크고 조정기간도 길었던 만큼 상승반전의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은게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포스트 총선장세’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은 적지않다. 이같은 변수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려야 반등의 가닥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리 하향안정될까

은행 및 투신사의 ‘예정된’ 구조조정으로 금리상승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게 중론. KTB자산운용 장인환사장은 “금리가 불안한 상태에서 급격한 자금이동이 일어나면 금융권 구조조정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하향 안정 가능성에 비중을 뒀다.

신한증권 정의석리서치센터부장은 “저금리와 증시부양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정책기조는 당분간 바뀌지 않을 것이며 미국식의 선제적인 금리인상 가능성도 극히 희박하다”고 말했다.

금리가 하향안정기조로 정착되면 투자처를 찾지못한 시중자금이 증시에 본격 유입될 공산이 크다.

▽금융구조조정 신속히 진행될까

정부가 금융구조조정의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거나 흐지부지될 경우 증시엔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전망. 반대로 신속하고 구체적인 구조조정 마스터플랜을 제시할 경우 주가상승 속도가 의외로 빨라질 수 있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상무는 “금융구조조정에 대한 행정부나 정치권의 의지가 약화하면 외국인은 곧바로 순매도로 대응할 것”이라며 “구조조정 방향이 구체적으로 제시될 때까진 투자주체들의 매매패턴도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증권 정부장은 “대부분의 은행주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는데서 알 수 있듯이 투자자들은 금융기관 구조조정의 진척이 미진한데 불만을 품고 있다”며 “금융구조조정의 지연이 느슨한 통화정책과 맞물리면 폭발성 악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급개선 가능할까

올 상반기까진 수급불안의 그늘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전망. 최대 기관투자가인 투신사는 여전히 환매부담 때문에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할 처지가 못된다. 수급이 약하면 대형 호재도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 남북정상회담 재료가 ‘하루치 호재’에 그친 점이 이를 잘 말해준다.

신한증권 정부장은 “지수가 바닥권에 근접하고 손바뀜이 충분히 이뤄지면 시장흐름은 달라질 것이지만 당분간은 수급불안으로 기대하기 힘들다”며 “선거 이후의 장세도 장중변동성을 활용한 짧은 매매가 유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다스에셋 김기환상무는 그러나 “주식형펀드들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주식을 처분하면서 현금보유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주가가 바닥권 수준이어서 대기 매수세에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고 말했다.

▽외국인매수세 지속할까

올들어 외국인들은 지난 11일까지 6조4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순매도로 돌아서거나 순매수 규모가 축소되는 양상.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되기 위해선 원-달러환율의 추가적인 하락과 미국 증시의 안정이 전제돼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신영증권 장득수조사부장은 “미국 나스닥시장은 기술적으론 바닥수준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지만 추가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환율하락으로 인한 투자메리트도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며 순매도로 급반전하지는 않더라도 매수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피데스투자자문 김상무는 “미국증시는 한쪽(나스닥)으로 쏠려있다가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나스닥시장의 조정으로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질 경우 아시아와 남미로의 자금유입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운·이철용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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