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원화상승 억제 한은 시장개입 오래 못간다"

  • 입력 2000년 4월 13일 19시 42분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원화가치 상승(환율 하락)을 억제하려는 한국은행의 외환정책은 지속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메릴린치 서울지점은 최근 ‘한국시장 전략’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은은 최근 2년간 원화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대량으로 사들이면서 시중의 과잉유동성을 초래했으며 이를 흡수하기 위해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하느라 지나친 채무를 떠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한은은 여전히 과도한 금리상승 등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원화가치 상승을 막으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은은 결과적으로 더 많은 통화안정증권 발행을 통한 채무를 짊어지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의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시장개입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너무 많은 빚을 떠안아 결국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주장했다.

또 통화안정증권의 이자가 이미 본원통화의 20% 수준에 달하는 등 한은이 발행한 채권의 이자가 또다른 과잉유동성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은은 올들어 3월말까지 10조원 가량의 통안증권을 발행, 3월말 현재 발행잔액이 61조5000억원에 달하면서 이자부담만 5조원에 이르고 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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