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저축성예금 잇따라 금리인하…돈풍년속 기업수요 줄어

  • 입력 2000년 4월 13일 1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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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예금 및 부금에서 시작된 시중은행들의 예금금리(수신금리) 인하 바람이 일반 정기예금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은행권이 앞다퉈 예금 금리를 내리는 것은 자금을 굴릴 만한 마땅한 운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데다 금융당국이 역마진이 우려되는 은행권의 제살깎기식 고금리 수신경쟁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

은행의 저축성예금은 올들어 3개월 동안 30조5982억원이나 급증했지만 기업의 자금수요가 많지 않아 돈이 남아도는 실정이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손해를 무릅쓰고 무리하게 예금금리 인상에 나서는 바람에 정부의 개입을 자초했다는 자성론도 나오는 실정.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간의 차인 예대마진도 은행권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많이 줄어들었다”며 “선도은행인 주택은행이 일반 저축성예금 금리를 내렸기 때문에 앞으로 시중금리는 전반적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빛은행은 14일 실세정기예금 금리를 0.1∼0.2%포인트 인하할 계획이다. 3개월 만기 정기예금의 경우 기존의 연 6.7%에서 연 6.6%로, 6개월 만기상품은 연 7.3%에서 연 7.2%로 각각 0.1%포인트 내리고 1년만기 상품은 연 8%에서 연 7.8%로 0.2%포인트 내린다.

외환은행도 12일 영업점장이 재량껏 줄 수 있는 우대금리의 폭을 제한해 6개월 만기 정기예금의 경우 현재 최고 연 7.7%를 연 7.6%로 낮췄다. 외환은행은 이에 앞서 10일에도 아파트 청약예금 금리를 연 8.5%에서 8.3%로, 청약부금 금리를 9.5%에서 9.0%로 인하했다.

신한은행도 11일 청약부금 금리를 연 9.5%에서 9.0%로 0.5%포인트 내렸고 하나은행은 지난달과 이달에 걸쳐 영업점장 우대금리를 0.4%포인트 내린 데 이어 총선이 끝난 뒤에 추가 금리인하를 검토 중이다. 또 조흥은행은 10일 청약예금 금리를 8.5%에서 8.3%로 낮췄다.

주택은행은 이날 근로자우대저축 금리를 1%포인트나 내린 것을 비롯, 정기예금과 장기주택마련저축 등 주요 저축성 금리를 모두 내려 주목을 받았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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