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베를루스코니 伊전총리 에이즈환자 조롱

  • 입력 2000년 4월 6일 19시 44분


이탈리아 총리 출신으로 풍자 섞인 익살과 재담으로 이름난 야당지도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에이즈 환자를 조롱거리로 삼았다가 물의가 일고 있다고 5일 AFP통신이 보도했다.

베를루스코니 전총리는 16일의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시칠리아에서 야당후보 지원유세를 하다가 “에이즈에 걸린 한 남자가 의사를 찾아가 치료방법을 묻자 의사는 모래찜질을 해보라면서 적어도 땅속에 묻히는 것에는 익숙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더라”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그의 경솔한 발언이 기자들을 통해 전해지자 좌파 정치인 발테르 벨트로니는 “수천명이 죽어가고 있고 수만명이 고통겪는 질병을 두고 냉소적이고 악의적으로 말한 데 대해 뭐라고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동성연애자 단체들도 “에이즈로 숨진 사람들을 욕되게 하고 에이즈와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멸시하는 발언”이라며 베를루스코니의 즉각 사과를 촉구했다.

이탈리아에는 지난 해 말 현재 1만3000여명의 에이즈 환자가 있는 것으로 집계돼 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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