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새영화]'플로리스'/경비원과 게이가수의 우정

  • 입력 2000년 3월 23일 19시 37분


퇴역해군 출신으로 인질을 구해 동네에서 영웅으로 대접받는 경비원과 밤무대 공연으로 먹고 살아가는 게이 가수. 한 아파트의 다른 층에 살지만 분위기상 도저히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들이다.

영화 ‘플로리스(Flawless)’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 두 인물이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나누게 되는 우정을 담은 드라마. 서로 비난만 하다가 상대방의 인간적 면모를 발견하면서 느끼는 교감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아파트에서 일어난 총격전 중 쓰러져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해진 왈트(로버트 드니로 분)가 노래로 입의 마비를 치료하기 위해 평소 경멸해 마지 않던 게이 러스티(필립 세무어 호프만)를 찾아간다. 이 순간 영화의 줄거리는 쉽게 드러난다.

영화의 매력 포인트는 두 말이 필요없는 연기파 배우 로버트 드니로의 존재와 호프만의 열연. 영화 ‘리플리’에서 니키(주드 로)의 뚱뚱한 친구 프레디로 출연했던 호프만은 이 작품에서만 본다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한 차례 수상(‘성난 황소’)한데다 네 차례나 그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던 드니로에게 뒤질 게 없다. 감독은 ‘배트맨 포에버’ ‘8㎜’ ‘의뢰인’의 조엘 슈마허. 18세 이상 관람가. 25일 개봉.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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