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일본 아악' 30일 서울나들이…일반 공개는 처음

  • 입력 2000년 3월 22일 19시 25분


동아시아 최고(最古)의 음악이 서울에서 선을 보인다. 30일 7시반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 무대에 오르는 ‘일본의 아악’ 연주회. 일본 궁중음악인 가가쿠(雅樂) 전승과 보급을 목적으로 1962년 결성된 일본아악회 연주단이 내한, 가가쿠를 구성하는 주요 작품을 연주한다. 1990년대 이후 일본아악회 연주단이 비공개연주회를 수차례 가진 적이 있지만, 일반 공개 연주회는 이번이 처음.

▽왜 동아시아 최고인가〓아악이란 고대 중국을 중심으로 동아시아의 궁중에서 행해지던 제례음악. 정작 그 기원이 된 중국에서는 원 청 등 이민족 왕조의 출현이 거듭되면서 사라지고 말았다. 일본은 7세기 당나라에서 유입된 궁중음악을 가가쿠의 기원으로 삼고 있다.

한국의 궁중 제례음악 역시 당의 음악에서 영향받았지만 오늘날 남아 있는 한국의 정악(正樂)은 고려 때 송나라를 통해 유입된 음악을 기원으로 삼고 있다. 일본의 가가쿠는 12세기에 굳어져 대강의 원형이 유지되고 있는 반면, 한국의 정악은 조선시대를 거치며 변형 발전을 거듭했다고 서울대 국악과 황준연교수는 설명한다.

▽한국 정악-일본 아악 어떻게 다른가〓최근까지 한국의 궁중 제례음악도 ‘아악’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는 일본인들이 중국의 야웨(雅樂) 및 자신들의 가가쿠와 혼동해 부른 이름. ‘정악(正樂)’이 맞는 이름이라고 국립국악원 윤영선 전문요원은 말한다.

제사음악으로 음악 노래 춤이 포함되는 점은 정악과 가가쿠의 공통점. 절제되고 장중한 분위기도 공통된다. 반면 기원이 되는 음악이 각각 당 송대로 시대적 차이를 갖고 있는 데다 수백년간 접촉 없이 독자적으로 계승 발전되었기 때문에 형식적 측면의 유사점은 찾기 힘들다.

눈에 띄는 가장 큰 차이는 악기편성. 가가쿠의 경우 당대의 비파(琵琶) 생황(笙簧) 등이 원형 그대로 쓰인다. 우리나라 정악의 경우 비파 생황은 쓰이지 않지만 중국 고악기인 편종(編鐘) 편경(編磬)등이 정악의 독특한 음향을 이룬다.

정악이 궁중과 문묘(文廟) 등에서만 계승 발전돼온 것과 달리 가가쿠는 귀족층의 감상용 음악으로 사랑받았다.

▽고마가쿠(高麗樂)란〓가가쿠를 구성하는 음악 중 고마가쿠(高麗樂)라는 이름이 눈길을 끈다. 가가쿠는 음악만을 연주하는 간겐(管絃)과 무용이 따르는 부가쿠(舞樂)으로 나누어지며, 고마가쿠는 부가쿠의 일부를 이룬다.

명백한 사료가 남아있지 않지만, 이름으로 보아 삼국시대 한반도에서 건너간 음악으로 추정된다.

고마가쿠를 비롯한 부가쿠에는 우리나라의 소금(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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