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거실-부엌을 키워라…입주자 動線 최대한 고려

  • 입력 2000년 3월 16일 00시 35분


'더 편리하게, 더 널찍하게.'

핵가족화와 입식(立式)문화 보급으로 전통적인 주거개념이 조금씩 깨지면서 아파트 내부구조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아파트 평면 개혁'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

입주자의 동선을 고려해 방과 부엌 욕실 등의 위치를 조정하고 기능에 따라 방과 거실 등의 크기도 변하는 추세다. 방 개수도 점차 줄고 있다.

안방은 생활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거실에 내주었으며 단순한 조리공간이던 부엌은 주부들의 종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예전에는 없던 드레스룸, 파우더룸도 이제 기본 사양이 됐으며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욕조 대신 샤워부스를 설치하는 추세. 사생활 보호가 어려운 복도식은 신규분양시장에서는 자취를 감추었다.

▽안방은 부부만의 공간으로〓안방은 집전체의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던 곳. 하지만 최근에는 그 기능이 거실쪽으로 옮겨가면서 부부만의 사적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안방에서 생활하는 시간도 줄었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안방의 크기도 반평 가량 줄어들었다. 대신 붙박이장이 기본으로 설치되고 있어 공간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안방 옆에 별도의 드레스룸과 화장을 하는 파우더룸을 만들고 있어 안방은 '잠만 자는 곳' 으로 역할이 변했다.

안방에서 베란다로 통하는 창문에 틀을 없애 출입을 자유롭게 하는 것도 최근 추세. 베란다를 안방의 수납공간으로 활용하거나 화분 등을 놓아 정원으로 만들 수도 있다.

▽부엌에 신경써야 주부를 잡는다〓아파트 선택은 대부분 주부가 하기 마련. 때문에 시공업체들은 주부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부엌 가꾸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방에만 10여가지 가전제품이 기본사양으로 채택될 정도. 공간도 넓어졌고 인테리어도 화려해졌다.

예전에는 거실에서도 조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ㄷ'자형으로 설계해 이를 차단하는 추세다. 음식냄새를 차단하기 위해 베란다에 간이부엌을 만들어 주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쌍용건설 등 일부 건설업체가 공급하는 대형평형 아파트에는 베란다에서 부엌으로 곧바로 통하는 별도의 문을 설치해 주부들의 동선을 잘 고려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욕실은 고급화 추세〓요즘 아파트 욕실은 고급호텔 분위기를 풍긴다. 고급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욕실만큼은 최고급 마감재를 사용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30평형대에도 안방용 화장실은 기본이다. 또 기존 아파트에는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욕조가 있었지만 최근에 공급되는 아파트에는 샤워부스만 설치해 보다 넓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거실은 종합생활 공간으로〓거실은 종합생활 공간으로 기능이 강화되는 추세. 때문에 공간도 예정에 비해 한평이상 넓어졌다. 또 벽식시공에서 벽과 기둥을 혼합하는 쪽으로 시공방법이 바뀌면서 선택적으로 방을 헐어 거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공사도 늘고 있다. 예전에 거실에 수납하던 물품들이 요즘에는 베란다로 옮겨지고 있어 공간활용도도 커지고 추세.

<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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