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타는 '제4당']신당파 '속내' 얽히고 설켜

  • 입력 2000년 2월 22일 01시 18분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이 신당창당을 가시화시키면서 영남권 인사들을 주축으로 한 신당 태동이 일단 급류를 타기 시작했다.

신부의장이 21일 창당선언을 하기로 의견을 모은 인물은 이수성(李壽成)민주평통수석부의장과 장기표(張琪杓)새시대개혁당대표. 이들 외에 합류할 것으로 보이는 인물은 정호용(鄭鎬溶)전의원.

신부의장이 이처럼 신속하게 행보를 내디딘 것은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우선 신당창당을 선언해놓고 한나라당의 신당추진 중진들을 끌어들이자는 구상에 따른 것. 그러나 신부의장 등이 신당창당을 선언한다 하더라도 이들이 추진하는 신당에 조순(趙淳)명예총재 김윤환(金潤煥) 이기택(李基澤)고문 등 신당추진 중진들이 합류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들의 생각과 입지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조명예총재의 최대관심사는 총선 후의 정치적 ‘앞날’. 조명예총재는 총선 후 당권도전, 차기대권 도전 등 나름대로 구상을 갖고 종로 출마를 결심했으나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공천내용을 보고 앞날을 기약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신당추진에 참여하려 했다는 게 측근들의 설명.

김윤환고문은 기본적으로 대구 경북(TK)세력이 신당의 주축을 형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당장 TK세력 규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선뜻 신당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한나라당 TK 출신 의원들이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잔류를 선언할 예정이어서 김고문의 세력규합은 점점 어려워지는 형국이다. 김고문이 22일 갖기로 했던 탈당회견을 연기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기택고문 역시 확실한 지분을 갖고 신당에 참여하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이고문이 공천무효화 등 당내 투쟁을 거쳐 탈당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도 기존의 지지기반인 민주동우회를 이끌고 신당에 참여하겠다는 구상 때문이다.

물론 조명예총재나 김윤환 이기택고문이 한나라당에 남아있어 봐야 정치적 입지가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자신들의 희망사항을 접고 어떤 형태로든 신부의장 등이 창당을 선언한 신당에 참여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하지만 또다른 문제는 신부의장의 창당 드라이브가 상도동측 기류와 상당부분 맥을 함께 한다는 점도 현 상황을 살펴보는데 감안해야 할 대목. 즉 공천반발 4인 중진들이 창당작업을 구체화시키려면 적지 않은 이견을 제거해야 하는 만큼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보는 게 사실이다.

이와 함께 이수석부의장과 그동안 정치적 행보를 함께 모색해온 TK지역의 정호용전의원이 우선적으로 신당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향후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를 가늠할 수 있게 하는 잣대 중 하나다. 특히 정전의원의 신당 참여계획은 그가 TK정서를 기반으로 해 정치를 재개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주목된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