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인 북]'현대 한국사회의 이해와 전망'

  • 입력 2000년 2월 11일 19시 55분


▼'현대 한국사회의 이해와 전망' 강정구 지음/한울아카데미/ 557쪽/ 1만8000원▼

“오늘의 시점에서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다양한 진보의 내용을 민족사적 과제를 기준으로 설정하는 것은 한국사회 역사진보의 독자성과 특수성을 잘 반영시킬 수 있는 유용한 방법론이다.… 세계사적 진보의 핵심인 자본주의 세계체제를 극복한 대안체제로의 이행, 민족사적 진보의 핵심인 통일기반 조성과 민족통일을 중심적 진보로 설정해야 할 것이다.”

동국대 사회학과교수인 저자는 현대 한국사회를 ‘역사’ ‘구조’ ‘변동’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이미 ‘북한의 사회’(을유문화사) ‘분단과 전쟁의 한국현대사’(역사비평사) ‘통일시대의 북한학’(당대) 등 북한 관련 저서를 내놓으며 민족통일의 중요성을 역설해 온 강교수는 북한을 한국사회 이해의 한 축으로 설정한다.

먼저 ‘역사’의 측면에서는 남한과 북한이 분단과 전쟁으로 시작해 서로 다른 역사의 길을 걸어 왔음을 지적한다. 이제 남북한은 내부적으로 역량의 극심한 불균형을 극복하며 화해와 협력으로 민족공동체를 건설할 시간이 필요한 한편, 외부적으로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신냉전이 도래하기 전에 부분적 통일의 단계에라도 들어서야 하는 급박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구조’의 측면에서는 미국의 세계 지배전략 속에서 한국 자본주의의 발전을 고찰한다. 또한 현재 한국문화의 과서구화와 탈주체화의 문제를 지적하고 문화적 다원주의의 입장에서 자주적인 태도를 견지할 것을 주장한다.

‘변동’의 측면에서는 미국 중심의 단극(單極) 패권주의 세계질서, 세계화, 정보화, 신자유주의라는 네 가지 흐름이 서로 상보적으로 작동해 지구촌을 단일 공간축과 시간축으로 압축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민족통일국가 수립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함을 역설한다.

강교수는 “급진적인 사회변혁이라는 단선적 진보를 추구했던 80년대와 달리 90년대부터는 시민사회의 발달에 힘입어 다원적 방향으로 역사의 진보가 이뤄진다”고 말한다. 557쪽 1만8000원

<김형찬기자>kh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