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국판 창간 그로브너 이사장

  • 입력 2000년 1월 26일 19시 08분


1888년 뜻 있는 미국 지식인들이 ‘지리지식의 증진과 확산을 위해’ 협회지 형태로 창간한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한국판(시사영어사 간)이 창간됐다. 창간호 발간에 맞춰 내한한 길버트 그로브너 내셔널 지오그래픽 이사장(69·사진) 은 “객관성과 정확성이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생명”이라며 “한국판에도 엄격한 제작원칙을 지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객관성과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기사든 3가지 각도에서 접근한다는 것이 우리의 취재원칙입니다. 기사당 평균 1만7000∼2만컷의 사진을 찍어 최종적으로 20여컷을 골라냅니다. 우리 기사에 불만을 품고 항의하는 사람들조차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게재되면 진실로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곤 하는 데서 우리의 자부심을 찾습니다.”

한국을 포함해 10개국 판이 발간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발간부수는 1000만부. 영화화된 베스트셀러 소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하나의 사례로도 대중적 인기는 확인할 수 있다. 소설의 남자주인공이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설정되고 그가 취재한 다리가 무대가 되자 일약 관광명소로 떠올랐고 내셔널 지오그래픽에는 사실을 확인하려는 서신과 방문자가 쇄도했다.

그로브너 이사장은 “이번 기회에 한국독자들에게 ‘내셔널 지오그래픽’에는 그 다리 사진이 실린 적이 없고 그런 사진작가도 없다는 사실을 밝혀야 겠다”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로브너 이사장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2대 회장이었던 전화기 발명가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외증손자. 아버지도 회장을 맡았지만 ‘당연직’으로 총수 자리를 계승한 것은 아니다. 회장이 되기 전 사진작가 3년, 편집장 10년의 혹독한 ‘현장 수업’을 거쳤다.

한편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는 그로브너 이사장과 시사영어사 민영빈(閔泳斌) 회장 등 각계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한국판 창간기념 축하연이 성황리에 열렸다.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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