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協 접근 막아라" 부랴부랴 전지훈련

  • 입력 2000년 1월 25일 23시 53분


“일단 피하고 보자.”

프로야구 각 구단이 소속 선수들의 선수협의회 가입을 막기 위해 ‘선수 빼돌리기 작전’에 나섰다.

구단들은 아직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은 선수들이 국내에 남아있을 경우 동요할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 부랴부랴 조기 전지훈련 일정을 잡고 있다.

이미 두산이 24일 미가입선수들을 이끌고 전훈지인 하와이로 떠났다.

선수 42명으로부터 가입 하루만에 탈퇴서를 받아낸 현대도 다음달 1일 출발하는 본진에 앞서 25일 정명원 정민태 조규제 김수경을 미국 플로리다에 보냈다.

선수협 불참을 발표한 삼성 역시 부랴부랴 출국 스케줄을 잡고 박동희 김현욱 김상진 김태균 신동주 등 주전선수 11명을 25일 저녁 미국 애리조나행 비행기로 실어보냈다. 삼성은 원래 31일 출발할 예정이었다.

23일 속초로 33명의 선수들을 보내 ‘분리작전’에 나섰던 LG도 28일 예정돼 있던 일정을 앞당겨 26일 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로 출발하기로 했다. LG는 25일 잠실구장 라커룸에서 가입선수 11명을 모아놓고 이광은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가 설득작업을 벌였다.

한화는 26일 선수협 가입선수를 제외한 채 투포수조가 1차로, 다음달 1일 야수조가 2차로 미국 애리조나를 향해 떠날 예정.

롯데는 다음달 2일 당초 예정대로 일본 가고시마로 떠난다.

각 구단은 일단 해외로 피해 선수들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게 ‘최선의 방책’이라는 판단이다.

한편 그동안 특별한 거처를 마련하지 못한 채 이곳저곳 옮겨다니며 일을 해왔던 선수협은 회장인 한화 송진우와 해태 양준혁이 내놓은 2000만원으로 서초구 서초동에 임시사무실을 얻기로 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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