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전희철, 동양 오리온스 상승세 이끌어

  • 입력 2000년 1월 18일 20시 23분


‘에어’ 전희철(27·1m98)이 이끄는 동양 오리온스의 상승세가 놀랍다.

10일 최명룡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전격영입한 동양은 12일 최감독의 데뷔전인 대구 삼성썬더스전부터 3경기에서 2승1패의 성적을 거뒀다. 경기 내용을 찬찬히 뜯어봐도 동양의 상승세는 뚜렷하다.

삼성전과 16일 골드뱅크 클리커스전에서 각각 3쿼터와 4쿼터에서 역전승을 일궈냈고 15일 LG 세이커스와의 창원경기에서는 아쉽게 패했지만 두차례 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는 등 선전을 했다.

종전 3쿼터까지 앞서나가다 막판에 어이없이 무너지곤 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두 번 역전승의 ‘일등공신’이 바로 전희철.

전희철의 포지션은 골밑에서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쳐야하는 파워포워드. 그러나 그는 그동안 골밑보다는 외곽에 머물러있기를 좋아했다. 몸싸움을 싫어하기 때문.

그러나 이제 달라졌다. 12일 삼성전. 3쿼터까지 9점 뒤지던 동양은 3쿼터에서 터진 전희철의 3점슛 3방으로 박빙의 경기를 만든 뒤 4쿼터에서 그의 3점슛 2개로 보기좋게 역전승을 거뒀다. 오른발목 부상으로 한경기 결장 뒤 무리한 출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3점슛 6개를 포함해 31점.

16일도 전희철의 날.

3쿼터까지 무려 15점이나 뒤진 동양. 그러나 전희철이 오른쪽 35도 3점라인 밖에서 대포알같은 3점슛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골드뱅크의 전열을 뒤흔들었다.

전희철은 또 종료 1분46초를 남기고 코트 정가운데에서 터닝 3점슛을 림에 꽂아 94-92로 대역전을 이끌어 냈다.

외곽에만 머문다는 비난을 잠재우기에 충분했다.

그렇다고 그가 자신의 포지션을 방치해두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올시즌 경기당 평균 6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는 그가 최근 3경기에서는 평균 9.3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다.

용병의 독무대인 리바운드에서 서장훈(SK)에 이어 국내선수로서는 두 번째.

전희철은 “신임 최감독께서 자율농구를 강조해 팀분위기가 많이 자유로워진데다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한 것이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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