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SK, 쌍방울 새임자 유력… KBO와 곧 협상

  • 입력 2000년 1월 6일 19시 39분


공중분해 위기에 몰렸던 프로야구 ‘제8구단’ 쌍방울 레이더스의 매각이 극적으로 타결될 것 같다.

재계 서열 4위인 SK의 손길승회장은 6일 오전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쌍방울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장관은 곧바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이같은 사실을 알리고 SK와 쌍방울 인수에 대한 실무협상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KBO는 쌍방울이 예정대로 7일 구단매각을 위임해오면 SK와 구체적인 참여 절차와 인수 조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자칫 7개구단으로 새 천년 첫 시즌을 맞을 뻔 했던 2000년 프로야구는 지난해처럼 8개팀 양대리그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SK는 쌍방울 채권단과의 인수 협상보다는 KBO가 먼저 쌍방울을 법정퇴출시킨 뒤 신생구단을 창설해 프로야구에 참가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을 뿐더러 연고지의 이전도 강력하게 원하고 있어 협상에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SK측은 “그동안 여러차례 쌍방울 인수를 제의받았으나 인수가격이 지나치게 높고 연고지가 전북이라는 점을 들어 거부했었다”며 “KBO가 연고지를 수원으로 옮겨주고 인수 가격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가 수원에 입성하려면 일단 기존 경기 연고팀인 현대의 양해가 전제돼야 한다. 또한 현대는 SK의 수원 입성을 빌미로 연고지를 서울로 옮기기를 희망하고 있어 서울팀인 두산과 LG 구단은 아예 SK의 수원입성을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이홍석 문화관광부 차관보는 “지난해 9월 구단주 간담회때 쌍방울의 연고지 이전 문제에 대해 8개 구단주가 원칙적인 합의를 봤다”며 “박장관과 유종근 전북지사도 이 문제에 대해 서로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안다”고 말해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

한편 KBO는 해태의 홈경기 일부를 전주에서 치르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쌍방울 선수단의 올겨울 해외 전지훈련 비용을 KBO 기금으로 지원하고 나중에 SK로부터 정산받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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