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벤처투자 不敗' 종합기술금융 강택수 전자1팀장

국내최대 벤처캐피털 회사인 종합기술금융 강남본부에 근무하는 강택수(姜澤秀·39)전자1팀장은 올해 벤처업계에서 신화적인 기록을 세웠다.

올들어 그가 벤처기업 투자를 통해 올린 수익은 무려 1000억원이 넘는다.

강팀장이 벌어들인 1000억원은 보유주식의 시가를 평가한 것이 아니라 처분해서 현금화한 액수. 국내의 웬만한 벤처캐피털 3,4개 회사가 올릴 수익을 혼자서 만들어낸 셈이다.

본인은 연말까지 매도할 물량을 합하면 올해 1200억원의 수익은 무난할 것이라고 귀띔한다.

강팀장의 성공비결은 성장성이 뛰어난 정보통신업종에서도 선도기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선별해내는 것. 올해 인성정보 시공테크 와이티씨텔레콤 등을 코스닥에 등록시키며 2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금년에 코스닥에 올려놓는데 성공한 기업만도 10개.

그가 올해 굴린 종자돈은 200억원.

내년에는 36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강팀장은 연간 50∼100개 벤처기업을 심사하고 이중 20여개를 우선적으로 추려낸다. 실제로 투자에 들어가는 기업은 10∼15개 정도.

다른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보통 한 벤처기업에 5억∼10억원을 투자하는데 비해 강팀장은 20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큰손’이다.

그만큼 회사에서 강팀장을 신뢰하고 있다는 얘기.

그는 투자수익뿐만 아니라 투자성공률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일반적으로 벤처투자는 투자한 10개 회사 중 2,3개만 ‘대박’을 터뜨려도 대성공.

하지만 강팀장이 책임지고 투자한 25개 회사 중 망한 곳은 한 군데도 없다. 그야말로 100% 승률의 불패신화를 자랑한다.

강팀장은 “부지런히 여러 업체를 뛰어다닌 뒤 냉철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투자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경영자의 자질. 중소기업일수록 경영자의 능력과 성향에 따라 회사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강팀장의 기억에 가장 강하게 남아있는 경영자는 97년 증권거래소에 직상장한 팬택의 박병엽사장.

탁월한 마케팅 능력과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어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확신했다고 한다.

강팀장의 성공에는 포기하지 않는 집념도 한몫했다.

다우기술의 경우 초창기 실패에 굴하지 않고 9년간 130억원을 투입하는 끈질긴 노력 끝에 액면가 500원에 3만6000원대의 주가를 가진 회사로 성장시켰다.

강팀장은 85년 종합기술금융의 전신인 한국기술개발에 입사했다.

그는 “당시 메디슨 미래산업 성미전자 등의 투자에 참여하며 벤처투자의 기초를 잘 익힌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