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현주엽 "마음비우니 되네"…스몰포워드 변신

  • 입력 1999년 12월 7일 19시 48분


프로농구 99∼2000시즌에서 단독 2위에 오른 SK나이츠.

6연승을 달리며 9승2패로 현대걸리버스를 반게임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창단 첫해 꼴찌, 지난시즌 8위였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강팀으로 변했다.

이유가 뭘까.

SK가 다른 9개팀과 차이나는 점은 득점기록. 9개팀의 팀내 득점 1위는 모두 용병들의 차지. 하지만 SK는 ‘토종센터의 자존심’서장훈이 평균 25.0득점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현주엽이 19.2득점으로 2위.

지난시즌 득점3위로 국내선수 중 최다득점을 올린 서장훈은 올시즌에서도 득점 공동5위에 올라 국내선수 중 유일하게 득점 10걸에 들어있다. 지난시즌과 올시즌 변함없이 제몫을 해주고 있다는 얘기.

SK가 강팀으로 변화된데는 현주엽의 변신이 주효했다.

현주엽은 원래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올라운드 플레이어. 하지만 휘문고와 고려대시절 그는 파워포워드와 센터역할에 중점을 뒀다.

프로무대에 첫발을 디딘 지난 시즌에도 그는 ‘학창시절’의 보직에 연연했다.

하지만 올시즌엔 스몰포워드로 자신의 자리를 완전히 굳혔다. 스몰포워드는 가드와 센터, 파워포워드 사이에서 공격과 수비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해야하는 자리.

스몰포워드로 자리를 잡자 현주엽은 기동력과 수비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상대팀 슈터들의 수비는 무조건 현주엽의 몫. 공격에서도 다양한 포스트업과 3점라인을 따라 움직이다 쏘는 미들슛으로 상대의 혼을 뺀다.

무엇보다도 어시스트가 부쩍 늘었다. 현주엽은 경기당 평균 5.73개로 이 부문 공동7위. 어시스트 10걸 중 포워드는 허재(삼보엑써스)와 현주엽 단 2명밖에 없다.

이는 개인 욕심을 버리고 팀플레이에 주력하기 때문. 시즌직전 삭발로 다짐한 그의 의지가 코트에서 실현되고 있다는 증거다.

팀플레이가 살아나자 현주엽은 루키 황성인의 패스를 받아 엘리웁슛을 터뜨리는 등 고단위 ‘활약’도 자주 보이고 있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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