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메모]시리즈광고 '017 4편'/연인과 함께 "방황 끝"

  • 입력 1999년 12월 7일 19시 48분


시리즈 광고를 만들 때는 첫번째 편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추가로 만들게될 후속편까지도 ‘계산’에 넣는다.

일관된 스토리와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 편 한 편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전체 시나리오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탤런트 정우성을 모델로 내세운 017 광고도 첫 제작단계에서 부터 미리 4편 정도의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우선 처음에는 정우성을 혼자 내세워 ‘고독’ ‘자유’ ‘방황’ 등의 이미지를 담기로 했다. 그런 다음 시리즈의 마지막쯤에 가서 연인을 등장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광고가 정우성의 고독한 이미지를 한껏 살린 ‘바닷가편’ ‘기차편’ ‘코끼리편’이다. 정우성이 혼자 등장한 세 편의 광고에서도 전화통화 장면이나 문자 메시지 장면을 통해 그에게 연인이 있음을 암시했다. 연인의 출현을 위한 복선이었던 셈. 하지만 연인을 등장시켜야 할 시기가 됐을 때 고민이 생겼다. 어느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 연인을 등장시키는 것이 자연스러울까 하는 고민이었다.

이 고민을 해결해준 것은 광고주. 새 광고에서는 이동통신 부가 서비스 가운데 MP3 기능을 강조해 달라는 주문을 해온 것이다. 이동통신 광고의 주 타겟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휴대 전화로 음악감상을 한다’는 메시지를 이 세대에 맞춰보면 남자 혼자나 여자 혼자서 휴대전화를 들고 음악 감상하는 모습은 어쩐지 어색하다. 남녀가 같이 있는게 자연스럽다는 판단이 섰고 ‘갈매기편’에서 정우성의 연인을 자연스럽게 등장시킬 수 있었다.

이번 갈매기편은 무인도에서 연인이 음악을 듣고 싶다고 하자 휴대전화 MP3기능을 이용해 ‘엘 콘도 파사’를 들려준다는 줄거리. 무인도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면 무엇이든 들어준다는 상황을 연출하고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017 서비스’라는 메시지로 연결했다.

최종원〈대홍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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