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두얼굴의 황태자 '우지원 딜레마'

  • 입력 1999년 11월 30일 19시 09분


‘코트의 황태자’ 우지원(26·신세기빅스)만큼 상반된 평가를 받는 선수도 드물다.

곱상한 외모에 3점포를 주무기로 하는 뛰어난 실력으로 이상민(현대걸리버스)과 함께 ‘오빠부대’를 이끄는 프로농구의 대스타로 꼽힌다.

하지만 체력이 약하고 수비력이 떨어지는 그저그런 선수라는 전문가의 평가도 동시에 받고 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느라 지난 시즌 코트를 비운 우지원은 99∼2000시즌에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다.

11월9일 삼성썬더스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우지원은 그에 대한 종전의 인식을 깨기에 충분할 만큼 성숙한 플레이를 보였다.

과거 3점슛에만 의지하던 것과 달리 재빠른 발을 이용, 골밑으로 커팅 플레이를 펼치는 등 코트 외곽뿐만 아니라 골밑에서도 활약상이 높았다.

이런 활약은 단발에 그친 것이 아니라 신세기가 30일 현재 소화한 1라운드 9경기 내내 계속됐다.

특히 지난달 25일 삼보엑써스전에서 우지원은 3점슛 7개를 포함해 33점을 쏟아부었고 가로채기도 2개나 기록하며 펄펄 날았고 28일 LG세이커스전에서도 용병들을 제치고 팀내 최다인 23점을 몰아넣었다.

현재 우지원은 평균득점 22.78로 SK나이츠의 서장훈(24.63점)에 이어 국내선수 득점 2위.

그가 뛴 두차례 시즌동안 3점슛은 물론 각부문에서 랭킹상위를 달린 적이 없는 그로서는 이제서야 비로소 ‘이름값’을 하기 시작한 것.

그러나 그에게도 고민은 있다.

팀이 5연패를 비롯해 1승8패로 최하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

우지원은 다잡았던 경기를 놓친 28일 LG전이 끝난 뒤 팀미팅에서 “팀이 이기지 못하는데 경기마다 30점을 넣으면 뭐하나. 다 내 잘못이다. 앞으로 공격은 물론 수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개적으로 결의를 다졌다.

이후 새벽운동을 자청하는 등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욕심이 많아 적극적인 수비를 펼쳐야한다는 것을 깜빡깜빡 잊는다는 것을 그도 깨달은 것이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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