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호주 여자팀 주장 나이는 41세

  • 입력 1999년 11월 23일 18시 51분


20일 호주프로농구 시드니 킹스의 전용구장에서 연습하던 삼성의 주부선수 정은순과 유영주는 “어머나” 하고 탄성을 질렀다.

한 흑인꼬마가 자기 머리보다도 훨씬 큰 농구공을 가지고 드리블과 슈팅을 곧잘 했기 때문. 애러비라는 이름의 이 꼬마 나이는 겨우 네살. 호주에서는 흔한 일이다.

시드니 시내에만 체육관이 수천개. 이곳에서 유아 때부터 각종 사회체육클럽에 들어가 놀이를 겸한 스포츠와 친숙해진다.

호주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주장의 나이는 41세. 게다가 호주대표팀 평균연령은 28세로 내년 은퇴를 결심한 한국국가대표 최고령 정은순과 유영주의 나이와 같다. 이들이 운동을 계속하는 이유는 어릴 때부터 ‘즐기는 운동’을 해왔기 때문.

‘골프신동’ 타이거 우즈는 생후 9개월부터 골프채를 잡았고 ‘피겨스케이팅의 새별’ 남나리도 겨우 다섯살 때 스케이트를 신었다.

9개월된 아이가 퍼팅이 뭔지 알았을까. 중요한 것은 어려서부터 스포츠에 친숙해져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서 즐기며 한다는 것.

이런 면에서 한국체육엔 ‘즐거움’이 없다. 단지 신체조건이 좋다는 이유로 선수로 뽑혀 ‘억지로’ 운동을 하다 조기에 은퇴해 버리는 게 현실.

‘즐겁고 재미있게 평생 하는 스포츠.’

클럽단위의 사회체육활성화가 절실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시드니〓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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