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메모]팬사인회서 건진 'TTL 소녀'

  • 입력 1999년 11월 23일 18시 51분


경제가 어려워지면 광고는 재미가 없어진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장점만 전달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이미지다 뭐다 길게 보고 마케팅 작전을 세울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IMF 체제로 들어서면서 광고들은 대부분 딱딱해지고 밋밋해졌다. 각종 매체의 광고시간이나 지면은 남아 돌았고 멋진 그림만으로 시선을 끌려는 광고는 줄었다.

그러나 경제가 어려워져도 나름대로 규모를 유지하는 시장이 있다. 청소년 시장, 특히 이동통신 광고시장이 대표적이다.

청소년층이 타깃인 광고는 정보 전달 위주로 가면 성공하기 힘들다. 그들만의 감성이나 라이프 스타일을 감안한 특색있는 광고, 신선한 느낌의 크리에이티브라야 화제가 된다.

011의 TTL 광고의 포인트는 모델이었다. TV 광고가 나가자마자 주인공이 누구인가 하는 문의가 빗발쳤다. 단숨에 세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된 임은경은 완전 초보 신인인 무명 모델이었다.

인기스타 이병헌의 팬 사인회에 갔다가 우연히 모델 섭외자의 눈에 띄었고 마침 천진무구하면서 신비로운 이미지의 모델을 찾던 광고회사와 연결이 됐던 것. 여러명의 후보를 놓고 고민하던 광고회사는 그녀를 곧바로 광고주에 추천했지만 사진을 본 광고주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고 한다.

결국 젊음의 거리 대학로에 사진을 붙여놓고 효과를 조사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그녀는 광고에 나오게 됐다. 결과는 공전의 대히트. 우리시대의 스타는 이렇게 해서도 태어난다.

(이진민―제일기획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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