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Business]'밀레니엄 광고'에 소비자들 짜증

  • 입력 1999년 11월 18일 20시 02분


새로운 천년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가운데 세계적인 광고회사인 매캔―에릭슨 월드와이드 애드버타이징이 새 천년을 광고에서 지나치게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뜻밖의 주장을 내놓았다.

▼ 세계적 광고사 조사 ▼

코카콜라 제너럴 모터스 네슬레 등 세계적인 기업들을 고객으로 갖고 있는 매캔―에릭슨이 소비자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들은 이미 새해에 대한 요란법석에 싫증을 내고 있기 때문에 새 천년을 이용한 광고는 ‘짜증스러운 소음’으로 여겨질 뿐이라는 결론을 얻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 이외 국가의 일부 소비자들은 새 천년이라는 말과 함께 자동적으로 Y2K와 그로 인한 심각한 혼란의 가능성을 떠올리고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새 천년을 광고에 이용하고 싶어하는 광고주들의 기대와는 상당히 어긋나는 반응인 셈이다.

매캔―에릭슨의 조지프 플러머 부사장은 “소비자들은 새 천년에 대한 대중매체의 과도한 흥분에 동참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똑같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새 천년에 대해 전세계 사람들 대부분이 갖고 있는 생각은 지구의 평화나 더 나은 교육환경 등 장기적인 희망과 꿈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매캔―에릭슨은 일부 고객들에게 영국의 밀레니엄 휠과 밀레니엄돔의 후원자가 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밀레니엄 휠은 런던에 있는 대회전 관람차로, 새 천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으며 영국적인 관광 명소로 남게될 전망이다.

▼ Y2K도 한 요인 ▼

그리고 밀레니엄 돔은 그리니치에 세워지고 있는 거대한 전시장의 이름이다. 플러머 부사장은 “이 두가지 기념물은 모두 영원히 그 자리에 남아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바라보는 상징이 될 것”이라면서 “바로 이런 것들이 사람들에게서 진정으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매캔―에릭슨은 새 천년을 홍보에 이용해도 좋은지를 묻는 고객들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3월부터 이번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를 맡은 매캔―에릭슨의 연구 담당 계열사인 매캔 펄스는 3월에 19개국에서 1500명을 대상으로 직접 면담 형식의 조사를 실시한 후 8월과 9월에 21개국 1500명을 대상으로 다시 조사를 실시했다.

▼ "지나친 약속 말라" ▼

플러머 부사장은 “우리는 처음에 Y2K에 대해 질문할 생각이 없었지만 모든 나라의 소비자들이 이 문제를 제기하는 바람에 더 깊이 연구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미국 등 일부 국가의 소비자들은 Y2K 문제에 대한 대책이 이미 마련되었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다른 국가의 소비자들은 Y2K 문제를 매우 걱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매캔―에릭슨은 고객들에게 이들 나라에서는 새 천년을 이용한 광고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충고했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이슈는 미국 소비자들이 기술이 너무 강력해지는 것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플러머 부사장은 앞으로는 기술상품의 마케팅 전략을 짤 때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업들이 자신들의 시스템을 아무리 철저하게 확인해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미리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지나친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http://www.nytimes.com/yr/mo/day/news/financial/millennium―adcol.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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