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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1월 3일 2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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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과실과 함께 미국 연방항공국(FAA)의 최저안전고도경보장치(MSAW)작동 중지 및 관리 소홀로 추정된다. 이 둘은 사고를 일으킨 동등한 요인(Equal Ranking)이다.”
“주원인은 기장 및 부기장 기관사가 제역할을 적절히 수행하지 못한 때문이고 MSAW의 작동중지 및 관리소홀은 기여과실(Contributing Cause)로 작용했다. 기여과실이란 사고를 주도적으로 일으킨 요인이 아니라 사고를 야기하거나 확대시킨 부차적인 요인을 의미한다.”
처음 해석은 한국 정부, 뒤쪽은 미국측 설명으로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앞이 미국, 뒤가 건설교통부의 공식견해다.
이같은 차이는 3일 새벽(한국시간)공식 발표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최종보고서의 ‘Contributing to’라는 어휘 때문에 발생했다. 미국에선 이를 사고를 유발한 ‘동등한 요인’이라고 정의한 반면 건교부는 법무부의 자문까지 받은 결과라며 ‘부차적인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건교부는 공식발표가 나온지 한참뒤인 3일 오전까지도 “NTSB측 해석은 짐 홀 위원장의 개인적 해석일 뿐이므로 100% 수용하기는 곤란하다”며 “중요한 것은 NTSB의 공식보고서”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고원인은 사고 유가족의 보상 관련 소송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대한항공의 세계 항공업계와의 업무 제휴나 항공보험요율 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조사를 맡은 미국측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나서서 우리 기업에 불리한 해석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모습은 뭐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미국측이 더 공평하다는 착각마저 들 정도다.
황재성<경제부>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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