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사람]교보문고 영업부 안방국과장

  • 입력 1999년 10월 29일 18시 29분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서갑숙씨의 책 ‘나도 때론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고 싶다’. 그 논란의 출발선상에는 교보문고가 있었다.

12일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교보문고는 자체심의에서 미성년자에게는 팔지 않기로 결정했다. 심의에 참가했던 교보문고의 안방국영업과장(43).

“이 책은 성행위 묘사가 너무 노골적이어서 청소년이 보면 곤란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비닐포장을 하고 19세 미만 구독 불가라는 문구를 넣어 판매하겠다고 출판사측에 통보했습니다. 출판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책을 공급하지 않았습니다.”

출판사 등으로부터 교보문고가 무슨 법적 근거로 이러한 조치를 취했느냐는 항의도 있었다.

이에 대한 안과장의 설명. “출판사와 판매방법을 상의하자는 것이었죠. 청소년보호법에는 청소년 유해출판물로 판단될 경우 포장을 씌울 것인지 등을 출판사측과 상의하도록 돼 있습니다. 랩을 씌워 판매할지의 여부는 출판사가 최종 결정하는 겁니다. 물론 책을 매장에서 팔고 안팔고는 우리가 결정합니다.”

이에 앞서 ‘거짓말’이라는 책을 펴냈던 한 출판사는 교보문고의 이러한 제의를 받아들인 바 있다.

교보문고에서 16년째 근무해온 안과장. 그는 “성에 관한 교육적인 책들은 과감히 받아들이겠지만 성행위 묘사에 치중한 책들이 들어오면 이번과 똑같은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한다.

서씨의 책은 26일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 의해 청소년유해간행물로 결정됐다. 다른 서점에서도 19세 미만 구독 불가 표시와 함께 비닐 포장을 해 성인들에게만 판매해야 한다.

교보문고측은 출판사가 간행물윤리위의 결정을 이행함에 따라 28일 성인을 대상으로 서씨의 책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첫날 판매상황은 100부 전량 매진.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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