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톱]『집현전은 한글창제의 걸림돌이었다』

  • 입력 1999년 10월 8일 17시 44분


“야, 이거 나가면 KBS 앞에서 매일 시위 벌어지는 것 아냐?”

KBS1 ‘역사스페셜’팀의 장영주PD는 요 며칠 간 고민에 빠졌다. “다들 집현전이 세종대왕을 도와 한글을 만든 줄 알고 있을텐데….”

9일 방송되는 KBS1 ‘역사스페셜―한글창제의 수수께끼, 한글은 집현전에서 만들지 않았다’편(밤8·00). 장PD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세종대왕이 집현전 학자들의 반대를 의식해 왕자들을 동원, 비밀리에 한글창제를 기획했다는 것이 사실(史實)임을 입증하려한다.

장PD가 이 프로를 기획한 것은 한글 창제에 집현전 학자가 참여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는 데서 출발했다.

장PD는 “집현전에서 한글 창제 계획을 미리 알았다면 아마 한글은 태어나지 못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당시 한문과 양반으로 상징되는 사대주의 문화를 극복하려던 세종대왕의 의지를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프로는 ‘상형이자방고전(象形以字倣古篆·글자의 모양은 고전에서 모방했다)’이라는 실록의 대목을 놓고 세종대왕이 한글 창제에 무엇을 참고했는지도 추적한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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