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창과 방패]건교위, 잠실역 '지하차도 허가' 高聲

  • 입력 1999년 9월 29일 19시 31분


29일 서울시에 대한 국회 건설교통위 국정감사장에서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 허가 조건으로 설치키로 한 잠실역 사거리의 지하차도 설치문제로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하차도 건설의 부당성을 문제삼아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지하차도를 고집한 김구청장은 사퇴하라”고 김성순(金聖順·국민회의)송파구청장을 2시간여 동안 몰아붙였다.

한나라당 백승홍(白承弘) 윤원중(尹源重)의원은 “지하철 2호선과 8호선이 동시에 지나는 곳에 지하차도를 만들면 역사가 붕괴할 위험이 있는데도 굳이 고가차도가 아닌 지하차도 설치를 조건으로 건축허가를 내준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김구청장과 박필용(朴必容)건설교통국장은 오히려 “잠실지역 아파트단지 재건축은 물론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고 주변이 개발되면 교통량이 엄청나게 늘어나기 때문에 지하차도 건설밖에 대안이 없다”고 맞섰다. 백의원의 ‘고성’ 속에서도 이들은 “10년이 걸리든, 돈이 얼마나 들든 지하차도를 꼭 건설해야 한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들의 공방을 지켜본 서울시와 국민회의 의원들의 반응은 ‘묘하게’ 엇갈렸다. 고건(高建)서울시장은 “기술적으로 지하차도 건설은 불가능하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앞으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해 이 문제를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처리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측 편을 들었다. 반면 국민회의 이윤수(李允洙)의원은 “구청장, 할말 있으면 하세요. 그냥 있으면 불한당밖에 안되는 것 아니오”라며 김구청장을 거들었다.

김구청장은 끝까지 “정략적 이용이라는 말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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