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밀레니엄/베트남戰] 선전요원 활약 레람씨 인터뷰

  • 입력 1999년 9월 22일 17시 43분


“조국의 독립이라는 명분이 없었다면 결코 이길 수 없는 전쟁이었다.”

레람(68). 북베트남 출신으로 65년부터 10년간 남베트남에 파견돼 베트남 독립전쟁에 참가한 당원. 그는 전쟁상황을 그림으로 그려 국민에게 알리는 선전요원으로 활동했다. 장교로서 직접 전투에도 참가했다.

―어떻게 전쟁에 참가하게 됐나.

“64년말 모스크바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미국과 전쟁이 시작됐다. 자원해서 전쟁에 참가했다.”

―초현대식 무기로 무장한 미군이 무섭지 않았나.

“우리는 이미 프랑스군과 싸우면서 유격전, 게릴라전으로 싸우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초현대식 장비로 무장한 거구의 미군이 헬기에서 내리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 겁을 먹었다. 그러나 구식총의 총알을 맞고 쓰러지는 미군을 보고 ‘저들도 나와 같은 인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북베트남군은 베트콩과 같이 움직였나.

“아니다. 베트콩은 남부출신 유격대며 북베트남군은 정규군이었다. 65년 이후 수십만명의 북베트남군 정규군이 남으로 내려와 베트콩과 따로 따로 움직였다. 그러나 미군은 군복을 입지않은 북베트남군과 베트콩을 구별하지 못했다.”

―승리의 요인은….

“미군은 군인만 싸웠지만 베트남은 국민 전체가 싸웠다. 훌륭한 지도자, 독립전쟁이라는 명분, 전 국민의 애국심이 총화를 이뤄 이겼다.”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쟁에 개입했다는 당시 미국측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회주의는 우리가 독립을 하기 위해 채택한 방법론이었다. 민족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겠다는데 이데올로기를 들먹이며 이를 막고 전쟁에 개입할 권리가 미국엔 없었다.”

그는 91년 미술대학 교수에서 은퇴해 최근에는 이데올로기를 강조하는 내용보다 베트남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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